[TIME 단독] 美상원 조사 “AI데이터센터, 1MW당 상시고용 1명”

민주당 상원의원 3명이 조사한 7개사는 전력망 확충비 전액 부담을 거부했다. 컴퓨터 장비를 살 때 붙는 판매세의 면제로 주정부가 놓치는 세수는 수십억 달러에 이르렀다.

작성 :
[TIME 단독] 美상원 조사 “AI데이터센터, 1MW당 상시고용 1명”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루이지애나주 세인트프랜시스빌에서 열린 AI데이터센터 '리버벤드' 기공식에서 제프 랜드리 주지사(왼쪽 넷째)와 브로드컴·버티브·앤트로픽·제이콥스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 빅테크들이 AI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내세워 세금 감면을 받고, 전력 설비 확충 비용은 주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미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만 가구분의 전기를 쓰는 데이터센터도 준공 뒤 상시 고용 인원은 100명 안팎에 그쳤다. 또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전기료는 부담하겠지만, 다른 사용자도 함께 쓰는 발전소와 송전망 비용까지 부담할 순 없다고 맞섰다.

TIME은 8일(현지시각) 엘리자베스 워런, 크리스 밴홀런,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상원의원실에서 약 1년간 진행한 데이터센터 조사 결과를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조사 대상은 아마존·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MS)·코어위브·디지털리얼티·에퀴닉스 등 7개사다. 의원실 조사진은 각 기업에 자료를 요구하고 직원들을 면담했다.

워런 의원은 “의회는 빅테크에 책임을 물어 이들이 마땅히 부담해야 할 몫을 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개발업체들이 관련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데 동의할 때까지 미국 전역에서 신규 AI데이터센터 건설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일자리 하나에 세금 100만 달러 들어

보고서는 기업들이 세제 혜택을 요구할 때 주로 건설 단계의 고용 효과를 내세운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공사 기간에 투입되는 인력과 준공 후 시설을 운영하는 인력은 다르다. 조사진이 상시 고용 현황에 관한 종합 자료를 요구하자 일부 기업은 제출을 거부했다.

일부 기업은 전력 수요 1메가와트(MW)당 상시 근무자가 약 1명이라고 답했다. 이 비율을 적용하면 100MW급 데이터센터의 상시 고용 인원은 약 100명이다. 100MW는 약 10만 가구가 쓸 수 있는 규모의 전기다.

세제 혜택의 고용 조건도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자리 20개를 혜택 조건으로 내건 일리노이주에서는 지난해 말까지 혜택을 받은 데이터센터 34곳 가운데 29곳이 20개의 일자리만 만들었다. 이보다 고용이 크게 많았던 곳은 메타가 위장 법인을 통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한 곳뿐이었다. 이곳은 일자리 50개를 만들고 5000만 달러의 세제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자리 하나에 100만 달러가 들어간 셈이다

조사진은 데이터센터 업체에 가장 큰 이득을 주는 세제 혜택이 흔히 주목받는 재산세 감면이 아니라 컴퓨터 장비에 붙는 판매세 면제라고 결론 내렸다.

재산세 감면 규모도 작지는 않다. 아마존은 텍사스의 한 카운티에서 30년간 재산세의 최대 90%를 돌려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예산이 약 7000만 달러인 오하이오주 시드니시에서는 앞으로 수십 년간 1억8000만~3억5000만 달러로 추산되는 감면을 받는다.

판매세 면제는 규모가 훨씬 크다. 텍사스주는 2013년부터 일자리 20개 이상을 만들고 카운티 중위임금의 120% 이상을 주는 데이터센터에 장비와 전기에 붙는 6.25%의 판매·사용세를 면제했다. 도입 당시 2년여간 1460만 달러로 추산됐던 세수 손실은 앞으로 2년간 32억 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버지니아주는 2008년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연간 손실을 150만 달러로 예상했다. 하지만 2025회계연도의 실제 비용은 19억 달러를 넘었고, 같은 해 업계가 늘린 일자리는 1610개였다.

장비 면세의 효과가 큰 것은 AI데이터센터의 비용 구조 때문이다. 1GW급 AI데이터센터 건설비는 약 35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그래픽처리장치(GPU)가 39%를 차지한다. 토지·건물·전력 배분 설비·비상전원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칩은 3~6년마다 교체해야 해 면세 혜택도 그때마다 다시 생긴다. MS는 지난 1월 재산세 감면을 더는 요청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앞으로 지을 시설에만 적용되며, 칩과 장비에 대한 판매세 면제는 계속 받겠다고 조사진에 밝혔다.

이런 이유로 이미 주정부들은 데이터센터 유치 혜택을 재검토하고 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5월 미국 주의회협의회(NCSL)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데이터센터 지원 제도를 둔 38개 주 가운데 최소 28개 주에서 올해 혜택을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법안이 검토됐다는 것이다. 워싱턴주는 교체용 장비의 판매세 면제를 없앴고, 미네소타주는 지난해 전기요금에 붙는 판매세 면제를 폐지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케이티 홉스 주지사가 지난 6월 데이터센터 세제 혜택을 3년간 중단하는 내용이 담긴 예산안에 서명했다. 업계는 이미 마련된 지원 제도를 바꾸면 장기 투자의 예측 가능성이 훼손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빅테크, 인프라 증설 부담 거부

미국 버지니아주 라우든 카운티의 데이터센터 단지. 주정부의 판매세 면제에 힘입어 '데이터센터 앨리(Data Center Alley)'로 불릴 만큼 시설이 몰려 있다. 주정부가 이 면제로 포기한 세수는 2025회계연도에만 19억 달러를 넘었다. 사진=AP/연합뉴스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미국 전력 소비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5.9%에서 2030년 12%, 2035년 약 20%로 커질 전망이다. 핵심 쟁점은 데이터센터가 들어오지 않았다면 필요하지 않았을 발전소와 송전망의 확충 비용을 누가 내느냐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7개사는 모두 이런 추가 전력 인프라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기준에 동의하지 않았다.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에 직접 전기를 공급하는 데 드는 비용은 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발전소와 송전선 같은 대규모 설비는 다른 전기 사용자에게도 혜택을 준다고 주장했다. 수요 증가를 일으킨 기업에 비용을 자동으로 전액 물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사진은 비용이 생긴 원인을 기준으로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기업들은 설비를 함께 쓰는 다른 고객과 비용을 나눠야 한다고 맞섰다.

보고서는 루이지애나주 전력회사 엔터지가 추진하는 발전소 매입을 사례로 들었다. 엔터지는 메타가 리치랜드 패리시에 짓는 500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 데이터센터의 예상 전력 수요는 4500MW로, 뉴올리언스 전체 전력 수요의 약 4배다. 이 데이터센터 전기 공급을 위해 엔터지는 텍사스주의 가스발전소 ‘코튼우드’를 14억 달러에 사들이고, 설비를 개선하는 데 3억 달러를 더 들일 계획이다.

루이지애나 공익사업위원회의 자문 컨설턴트는 이번 매입이 승인되면 엔터지 일반 가구의 전기요금이 월 8~13달러 오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엔터지는 “특정 고객 한 곳 때문에 매입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고, 메타는 컨설턴트 보고서를 “부정확한 추측”이라고 반박했다.

세금·전기요금 협상에도 비밀유지계약 요구

보고서는 아마존·구글·메타·MS 등 4개사가 데이터센터 개발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비밀유지계약(NDA)을 요구해 왔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은 정부 관계자에게도 계약을 요구한 사실을 인정했다. 사업상 민감한 정보를 보호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조사진은 세금과 전기요금, 공공 인프라가 걸린 협상까지 비공개로 묶어 주민들의 감시를 막았다고 판단했다.

기업들은 주·지방 공무원뿐 아니라 토지 소유주, 지역 수도회사, 대학 연구진에게도 비밀유지계약을 요구했다. 협상이 오간 식당의 직원에게까지 서명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일부 기업은 지역사회가 사업을 알기 전에 비밀유지계약을 맺으려 한다고 조사진에 밝혔다.

MS는 앞으로 지방정부에 비밀유지계약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조사진에 밝혔다. 다만 주정부 기관, 전기요금 등을 심의하는 공익사업위원회, 전력회사와는 계속 계약을 맺겠다고 했다. 아마존은 이달 초 ‘정부 기관’과 비밀유지계약을 맺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어느 기관이 포함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구글과 메타는 지방정부를 상대로 한 비밀유지계약 요구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밴홀런 의원은 “미국의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빅테크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장 비용을 대고 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美시민 63% “우리 동네 건설 반대”

데이터센터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의 쟁점으로도 떠올랐다. 이코노미스트·유고브가 지난 8월 28~31일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1%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국가에 나쁜 일이라고 답했다. 자기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반대한다는 응답은 63%였다. 응답자의 60%는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자신의 전기요금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공화당에서도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나선 공화당 마이크 로저스 후보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지지하던 입장에서 돌아섰다. 그는 지난 8월 신규 건설을 1년간 유예하자고 요구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터센터 반대 움직임이 AI 인프라 투자를 해외로 밀어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연방 의회의 규제 입법은 진통을 겪고 있다. 하원은 지난 9월 초당적으로 발의된 ‘전기요금 납부자 보호법안’을 찬성 417표, 반대 3표로 통과시켰다. 데이터센터처럼 전기를 대량으로 쓰는 고객에게 발전·송전·배전 설비의 추가 비용을 부담시키는 기준을 주정부가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법안이 주정부에 검토만 요구할 뿐 기업에 비용 부담을 강제하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고 반발했다. 법안은 상원에서 처리 절차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전기요금 결정 권한의 상당 부분이 주 규제 당국에 있는 만큼, 비용 분담을 둘러싼 공방은 주의회와 공익사업위원회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밴홀런 의원은 “데이터센터를 짓고 운영하는 기업들이 필요한 에너지 비용을 소비자에게 떠넘기지 않고 직접 부담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다.

글 닉 포플리(Nik Popli) TIME 기자

한국어판 편집 문상덕 기자 mosadu@timekorea.co.kr

이 기사의 원본보기: Exclusive: Senate Investigation Challenges Big Tech’s Case for AI Data Centers

이 기사 공유하기:

문상덕

문상덕 에디터

기사 더보기

OTHER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