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 코드 7700, 7500, 그리고 다시 7700

기장이 피 흘리며 세 차례 경보를 보낸 동안, 9·11 테러 이후 쌓아온 조종실 보안은 안쪽에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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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 코드 7700, 7500, 그리고 다시 7700
1일(현지 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구루쿨 예술학교 교사가 플라이두바이 소속 인도인 조종사 스미트 마차르를 기리는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FZ1073편이 오전 3시 5분 이륙했다. 승객은 170여 명, 예정된 비행시간은 3시간 35분이었다. 실시간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여객기는 순항고도 3만4000피트(약 10km)까지 올라갔다.

오전 5시 21분,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오만 국적 부기장이 인도 출신의 스미트 마차르 기장을 흉기로 공격했다. 곧 여객기는 급강하했고, 30초 만에 고도가 1만4000피트(약 4km) 이상 떨어졌다. 비명을 지르던 승객들은 좌석에서 튕겨 나갔다.

손과 머리에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던 마차르 기장은 지상 관제에 세 차례 경보를 보냈다. 먼저 ‘일반 비상상황’을 뜻하는 코드 7700을 발신했다. 이어 ‘불법방해행위’를 뜻하는 코드 7500, 다시 코드 7700을 보냈다.

마차르 기장은 부기장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잠긴 조종실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항공기 앞쪽 갤리로 굴러 나왔다. 승객 2명과 승무원 1명은 공격자를 제압하고 승객용 헤드폰 케이블로 손을 묶었다. 기내에 타고 있던 예비 조종사 2명이 곧바로 조종실로 들어갔고, 여객기는 사우디아라비아 타북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마차르 기장과 부기장은 모두 현지 병원으로 옮겨졌다. 공격한 부기장은 구금돼 사우디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은 뒤 UAE로 인계됐다.

조종사가 위험이 됐을 때

사건 경위는 비교적 분명하지만 애초에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부기장은 플라이두바이에 입사한 지 8개월 된 조종사였다. 사건 이후 조종사들은 어떤 보안검색을 거치는지, 정신건강이나 범죄 전력은 어떻게 확인하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후속 조사 결과 부기장이 칼을 반입한 것은 아니었다. 대신 조종실에 비치돼 있던 비상용 도끼를 흉기 삼아 기장을 공격했다.

한편 조종사와 승무원은 실제로 일반 승객과 다른 방식으로 보안검색을 받는다. 덴버 메트로폴리탄주립대 항공학 교수이자 〈Practical Aviation Security(실용 항공 보안)〉의 저자인 제프 프라이스에 따르면, 대부분의 조종사와 승무원은 전용 출입구를 이용한다.

프라이스 교수는 이 같은 출입 체계가 상당 부분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원이 확인된 승무원들은 항공기에 접근할 수 있고, 항공기에 해를 끼치려고 마음먹는다면 아마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범죄 전력과 테러·범죄 조직 연계 여부는 별도 심사를 거친다. 미국에서는 새로 채용된 조종사의 범죄경력을 조회해 28개 범죄와 관련해 체포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는지 확인한다. 미 교통안전청(TSA)의 ‘보안위협평가’도 받는다. 항공사 출입증을 발급해서는 안 되는 대상인지 확인하는 절차다. 출입증을 받을 수 없으면 해당 항공사에서 비행할 수도 없다.

반면 정신건강 평가는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프라이스 교수는 “항공신체검사 외에는 연방 차원에서 요구하는 별도의 기준이 없다”며 “기본적으로 ‘정신적으로 안정돼 있습니까, 괜찮다고 느낍니까?’라고 묻는 정도의 설문을 받는다”고 말했다. 국제 기준도 최소한의 정신건강 심사를 요구하지만 구체적인 기준과 집행 수준은 국가마다 다르다.

이번 사건은 9·11 이후 강화된 조종실 보안의 한계도 드러냈다. 9·11 이후 전 세계 항공사들은 외부인이 조종실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조종실 문의 잠금과 보안 구조를 강화했다. 프라이스 교수에 따르면 잠긴 조종실 문은 밖에서도 비밀번호를 알면 열 수 있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조종사와 일부 응급 대응 인력으로 제한된다.

미국에서는 상업용 여객 운항에 투입되는 신규 항공기에 2차 조종실 보안장벽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조종실 문이 열렸을 때 외부인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문제는 위협이 조종실 내부에서 발생할 때다. 프라이스 교수는 지금 시행되고 있는 조치들이 조종실 내부의 위협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결국 “위험과 편익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9·11 테러 당시 납치범들은 네 대의 여객기 조종실을 점거했다. 이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종실 보안이 강화됐다. 하지만 드물게 승무원이 직접 항공기를 위협하는 상황이 있다. 2015년 3월 24일 저먼윙스 9525편에서는 기장이 화장실에 가기 위해 조종실을 나간 사이 부기장이 조종권을 빼앗았다. 이후 부기장은 여객기를 프랑스 알프스산맥에 고의로 추락시켰고, 탑승자 150명이 모두 숨졌다.

프라이스 교수는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지만, 분명히 일어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글 Jeffrey Kluger, Editor at Large

한국어판 편집 장유정 기자 chloe@timekorea.co.kr

이 기사의 원본보기: What the Flydubai Incident Reveals About When a Pilot Becomes the Th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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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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