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대만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가족을 감시한 혐의를 받는 중국 정보 공작원을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에서 체포했다.
미 캘리포니아 중부지검의 빌 에사일리 수석 부검사는 5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X에 “FBI가 중국으로 출국하려던 완잉 ‘헤더’ 장(34)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사는 장은 외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활동하면서도 이를 미 법무부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에사일리는 “장은 중국 정부를 위해 감시 공작을 벌였고, 미국에 거주하는 대만 총통의 친족을 염탐했다”고 했다. 그는 장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은폐 수법을 썼으며, 중국 정부를 위해 일한다는 사실을 법무장관에게 신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FBI 수장인 카시 파텔 국장도 X에 “외국의 적대 세력은 알아두라. 미국은 더 이상 간첩 공작을 벌이기 좋은 곳이 아니다”라고 썼다. 그는 “중국을 위해 미국 땅에서 외국 정상의 가족을 감시한 뒤 상하이행 비행기를 타고 빠져나가려 했다면,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만 총통부는 장의 행위를 “전형적인 초국가적 탄압”이라고 규정했다. 총통부 대변인은 6일 “인권과 국가 주권을 무시한 야만적 행위”라며 미국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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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국 지도자의 아들까지 감시하는 중국. 한국은 안전할까?
수사 당국이 연방법원에 낸 27쪽 분량의 고소장에 따르면, 장은 중국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최소 2명과 연락해 왔다. 그는 베이징의 한 대학을 다녔고,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부동산 중개인으로 등록돼 있었다. 에사일리는 장이 귀화한 미국 시민이라고 밝혔다.
장과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공범 1명은 지난해 9월 초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워싱턴주 시애틀로 이동했다. 이들은 검은색 SUV를 빌려 감시 대상자의 집으로 갔다. 집 주변 보안카메라에는 장 일행이 대상자와 가족을 촬영하는 듯한 장면이 담겼다고 수사 당국은 밝혔다.
고소장에는 감시 대상자의 이름이 적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CBS는 사법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대상자가 라이 총통의 아들 라이팅위라고 보도했다.
장 일행은 감시 직후 중국 측 연락책에게 “봤다. 젊은 남자다. 그 젊은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피해자 명의로 등록된 차량 번호 2개도 전송했다. FBI는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장의 아이클라우드 계정에서 이 같은 메시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FBI는 고소장에서 “중국이 향후 충돌 상황에서 대만 총통을 압박하려 할 경우, 대만 고위 당국자 가족의 거주지와 차량, 사진 등은 활용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미 연방법은 외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활동하면서 이를 법무장관에게 사전 신고하지 않은 경우 최고 징역 10년과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장은 6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중국이 해외의 반체제 인사와 대만·홍콩·위구르·티베트 관련 인사들을 상대로 감시와 협박을 벌인다는 ‘초국가적 탄압’ 논란과 맞물린다. 앞서 캘리포니아주 아케이디아 전 시장 아일린 왕도 중국 정부의 불법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를 인정했다.
글 Chad de Guzman, TIME지 기자
한국어판 편집 문상덕 에디터 mosadu@tim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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