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울렁거리는 비만약 온다

기존 비만약은 체중을 크게 줄였지만 속이 불편했다. 제약사들은 메스꺼움을 덜면서 살을 빼는 새 주사제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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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울렁거리는 비만약 온다
사진=TIME

위고비·오젬픽 같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뒤를 이을 후보로 ‘아밀린(amylin)’ 계열 약물이 떠오르고 있다. 체중 감량 효과는 유지하면서도 메스꺼움·구토 등 위장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GLP-1 계열 약물은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을 크게 낮춘다. 그러나 위장관 부작용이 발목을 잡아왔다. 미국 연구진이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GLP-1 계열 약물을 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약 40%가 1년 안에 복용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밀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뇌에 포만감 신호를 보내 식욕을 낮추고, 위에서 음식이 내려가는 속도를 늦춘다. GLP-1과 작용 방식은 다르지만 식욕을 낮춘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두 성분을 함께 쓰면 위장관 부작용을 줄이면서 체중 감량 효과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카그리세마(CagriSema)’의 52주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카그리세마는 세마글루티드와 카그릴린타이드를 섞은 주 1회 주사제다. 세마글루티드는 위고비·오젬픽의 주성분이고, 카그릴린타이드는 아밀린과 비슷하게 작용하도록 만든 물질이다.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카그리세마 투여군은 위약군보다 체중이 22.4%포인트 더 감소했다. 연구진은 뇌 기능 자기공명영상(fMRI) 검사도 했다. 음식 사진을 봤을 때 식욕과 음식 갈망에 관련된 뇌 반응이 달라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 약이 음식 생각이 반복되는 이른바 ‘푸드 노이즈’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릴리는 아밀린 유사체 ‘엘로랄린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를 결합한 ‘엘로라TZP(EloraTZP)’ 결과를 내놨다. 티르제파타이드는 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 성분이다.

제2형 당뇨병이 있으면서 과체중 또는 비만인 성인 367명을 대상으로 48주간 진행한 2b상 시험에서, 엘로라TZP 최고 용량 투여군의 체중은 평균 23.3% 줄었다. 티르제파타이드 단독 투여군은 14.8% 감소했다. 복합제가 단독 약물보다 체중을 8.5%포인트 더 낮춘 셈이다. 릴리는 후속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덴마크 바이오기업 질랜드 파마슈티컬스에서 낸 아밀린 단독제인 페트렐린타이드는 ‘덜 견디기 힘든 비만약’ 후보로 꼽힌다. 42주 2상 임상에서 체중은 8.7~10.7% 줄었다. 메스꺼움은 투여군의 20%에서 나타났지만, 구토는 3%, 설사와 변비는 각각 7%였다. 위장관 부작용 때문에 약을 영구 중단한 비율은 1.5%였다. 다만 이 시험은 GLP-1 계열 약물과 직접 비교한 연구는 아니다.

카그리세마는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비만 치료제로 허가 신청을 낸 상태다. 엘로라TZP와 페트렐린타이드는 각각 후기 임상 또는 추가 임상을 앞두고 있다. 아밀린 계열 약물이 실제로 GLP-1 계열의 부작용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는 더 큰 규모의 장기 임상 결과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

글 Alice Park, Senior Correspondent

한국어판 편집 문상덕 기자 mosadu@tim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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