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핵심 외교 현안 입장 밝혀…”국익 보호 우선”

호르무즈엔 전쟁 개입 없는 상선 보호를, 500조원 규모 대미투자엔 재협상을

유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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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대미투자, 북미대화 재개 등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의 관계를 비롯해 한반도 안보가 맞물린 현안들인 만큼 이 대통령은 “국익 보호”라는 원칙을 내세웠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선 “전쟁 관여 개입은 없다”고 했고, 대미투자와 관련해선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 재협의 중”이라고 했다. 북미대화에서는 “사전 조정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 불개입 원칙 변함없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질문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실질적 기여 방식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며 “전쟁 불관여·불개입 원칙은 지금까지도 지켜왔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또 “이미 많은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군 자산을 파견하고 있고, 일부 국가는 전쟁 상황이 종결되면 사후 수습 단계에 참여한다고 하고, 일부는 전쟁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상선과 국민 안전을 지킨다고 한다”며 “우리는 청해부대가 이미 호르무즈 인근에 파견돼 해적을 포함한 선박 수송로, 국민 안전에 대한 위협에 군이 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우리로서는 다른 국가들이 하는 것처럼 자국 상선과 원유수송로, 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해야 된다는 점도 분명하다”면서 청해부대 대비 태세와 관련해 “이를 좀 더 강화하는 것은 검토하고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이번 기자회견에서 우리 상선의 홍해 진입 검토를 직접 지시했다며 그에 따른 책임을 직접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위험성이 있는 건 사실인데, 낮은 단계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원유 수송을 포기해버리면 대한민국 경제에 너무 큰 타격이 있으니 상황을 파악해 가면서 홍해 진입을 검토하라고 제가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능성은 낮지만 혹여라도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면 그에 다른 비난은 제가 감수하겠다”고 덧붙였다.

“동의 힘든 내용 재협의”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대미투자 협상과 관련해선 “거의 다 합의가 됐다고 했으나 동의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있어 다시 이야기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알려진 협상 진척 상황과 달리 일부 민감한 쟁점에 대해선 대통령이 직접 재협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대미투자 논의가 길어지는 배경에 대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로, 한미 관계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며 “인근 국가들의 합의 내용을 보고 결국 우리도 (대미투자) 합의를 했으나 상당히 어렵고 힘든 과정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한미 간 합의된 관세협상 후속 양해각서(MOU) 제1호에 명시된 ‘상업적 합리성’기준이 문제로 떠올랐다고 이 대통령은 설명했다. 미국 대통령이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투자를 선정하는데, 투자위원회는 “상업적으로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투자만을 대통령에게 추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충분한 투자금 회수 및 수익성 보장을 전제로 한 투자만 진행한다는 원칙이 깔린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투자 협의를 시작하니 이 부분이 또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며 “어떻게 회수할 거냐, 수익 배분은 어떤 방식으로 할 거냐, 손실 발생 사업은 어떻게 할 거냐 등 밤을 설칠 만큼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대통령은 “거의 합의가 됐다고 하는데 직접 내용을 보니 동의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 다시 이야기를 하는 중”이라며 “국익이라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으로 즉흥적으로 특정 관계, 압박, 강요에 흔들리면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의 국익이 훼손되지 않고 한미 양국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사업을 구상하기 위해 치열하게 논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대화, 한국 패싱 우려 없다”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을 두고 한국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를 권하고 있으며 북미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사전조정 작업 역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북측은 대한민국과의 소통을 명백하게 거부하고 있으나, 우리는 끊임없이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며 “북미대화는 한반도 평화 안정에 매우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미가) 어떤 합의를 할 것이냐는 다음 문제이고, 우선 서로 무엇이 필요한지부터 이야기해야 한다”며 “실제로 만남이 성사될지는 단정할 수 없으나(…)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하는 것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한국 패싱’ 우려를 제기하는 데 대해선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화가 진전되는 초기에는 우리가 좀 멀리 떨어져 있을 수도 있다”면서도 “북미 관계 진전과 협력을 위해 우리 정부의 역할이 없을 수가 없으나, 패싱이라고 하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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