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 운명 가를 격전지 12곳
[美중간선거 특집] 트럼프 집권 후반기 의회 지형을 결정할 상원 8곳과 하원 3곳의 접전지를 정리했다. 역사적으로 집권당은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잃곤 했다.
상·하원 운명 가를 격전지 12곳
[美중간선거 특집] 트럼프 집권 후반기 의회 지형을 결정할 상원 8곳과 하원 3곳의 접전지를 정리했다. 역사적으로 집권당은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잃곤 했다.

문상덕 에디터

3일(현지 시각)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다수당의 향방은 소수 접전지 결과에 달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후반 2년 동안 의회를 어느 당이 장악할지가 이 선거구들에서 판가름 난다.
공화당은 현재 상원 100석 중 53석, 하원 435석 중 218석을 차지하며 양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집권당은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잃는 경우가 많다. 2022년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 민주당은 하원에서 9석을 잃었고, 2018년 트럼프 1기 때 공화당은 하원에서 약 40석을 내줬다.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 탈환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상원은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한 이른바 ‘레드 스테이트’ 여러 곳에서 초접전이 벌어지면서 승패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태다. 각 캠프와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억만장자 후원자들이 소수 격전지에 수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타임지는 이번 중간선거 광고비 집행액이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보도한 바 있다.
타임이 꼽은 선거일 주목할 상·하원 선거구는 다음과 같다.
알래스카 상원
공화당 댄 설리번 상원의원이 재선에 도전하고, 민주당에서는 알래스카 원주민 출신으로 처음 연방의회에 입성했던 메리 펠톨라 전 하원의원이 맞선다. 그런데 투표용지에는 ‘대니얼 J. 설리번 주니어’라는 동명 후보가 함께 올라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8일 이 후보의 출마가 펠톨라를 돕기 위한 민주당 측의 광범위한 시도의 일환이었다고 보도했다. 보도 이후 공화당 소속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펠톨라 캠프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여론조사에서 설리번과 펠톨라는 접전을 벌이고 있으며, 펠톨라가 근소하게 앞서는 결과도 간간이 나온다. 트럼프는 2024년 알래스카에서 13%포인트 차로 이겼지만, 판세가 워낙 팽팽해 지난달 13일 직접 와실라를 찾아 설리번 지원 유세에 나섰다.
알래스카는 유권자가 한 명을 고르는 대신 선호 순위를 매기는 ‘선호투표제(rank-choice voting)’를 쓴다. 미 법무부는 이달 들어, 두 명의 ‘댄 설리번’으로 인한 “유권자 혼란” 탓에 현직 의원이 패배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알래스카 상원 선거 결과의 인증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선제적으로 제기했다.
아이오와 상원
은퇴하는 공화당 조니 언스트 상원의원의 후임을 뽑는 이 중서부 선거는 전국에서 가장 박빙인 승부 중 하나로 떠올랐다. 방송 기자 출신인 공화당 애슐리 힌슨 하원의원과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민주당 조시 투렉 주 하원의원이 맞붙는다.
아이오와 역시 트럼프가 2024년 13%포인트 차로 승리한 주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는 말 그대로 백중세를 보여준다. 2021년부터 아이오와를 대표해 하원에서 활동해 온 힌슨은 이란 전쟁의 “즉각적인 종식”을 요구하는 등 트럼프와 거리를 두어 왔다. 트럼프는 지난주 힌슨과 함께 유세했다.
미시간 상원
미시간의 공석 상원 선거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가장 거친 대결로 꼽힌다. 의사이자 전 공중보건국장인 민주당 압둘 엘사예드는 당선 시 미국 최초의 무슬림 상원의원이 된다. 상대는 전직 FBI 요원으로 하원의원을 지낸 뒤 2024년 상원 선거에서 패한 공화당 마이크 로저스다. 두 사람은 2015년부터 이 의석을 지켜온 민주당 개리 피터스 상원의원의 후임 자리를 놓고 겨룬다.
엘사예드는 헤일리 스티븐스 하원의원과의 치열한 경선 끝에 당 후보로 선출됐다. 경선 과정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에 대한 그의 비판이 쟁점이 됐다. 경선 뒤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 등 민주당 거물들이 잇따라 미시간을 찾아 지원 유세를 벌였다.
공화당은 엘사예드의 무슬림 정체성과 진보 성향을 집중 공격해 왔다.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주 미시간 유세에서 엘사예드가 미국을 증오한다고 비난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엘사예드가 로저스를 앞서고 있지만 대체로 오차범위 안이다.
메인 상원
공화당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온건 성향의 민주당 우세 주인 메인에서 6선에 도전한다. 상대는 벌목공 출신으로 메인주 상원의장을 지낸 민주당 트로이 잭슨이다. 잭슨은 당초 경선 승자였던 그레이엄 플래트너가 성폭행 의혹 속에 사퇴하면서 당 후보가 됐다. 플래트너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메인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패한 주 가운데 공화당 현역 상원의원이 재선에 나선 유일한 곳이다. 콜린스는 여러 정책 사안과 유세 현장에서 트럼프와 거리를 두어 왔다. 그는 1·6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 탄핵 심판에서 유죄에 표를 던졌다. 그러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오랫동안 지지해 왔음에도 트럼프가 지명한 연방대법관 후보들을 인준해 비판을 받았고, 대법원은 이후 해당 판결을 뒤집었다.
콜린스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상원 세출위원장으로, 유세 때마다 자신이 메인주로 끌어온 연방 예산을 내세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잭슨이 콜린스를 가까스로 앞서고 있으며, 이 선거는 널리 초접전으로 평가된다.

오하이오 상원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전 상원의원이 공화당 존 허스테드 상원의원과 맞붙는다. 허스테드는 2025년 밴스가 부통령으로 백악관에 들어가면서 공화당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가 후임으로 임명한 인물이다.
이 선거에 투입된 외부 자금은 2억 달러를 넘어 이번 중간선거에서 가장 비싼 선거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밴스의 잔여 임기만 채우는 보궐선거여서, 당선자는 6년 임기를 온전히 확보하려면 2028년에 다시 출마해야 한다.
오하이오는 최근 수년간 대체로 공화당에 표를 몰아줬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브라운이 앞서고 있다. 브라운은 10년 넘게 상원의원을 지내다 2024년 공화당 버니 모레노에게 패해 의석을 잃었다.
캔자스 상원
캔자스는 1932년 이후 민주당 상원의원을 배출한 적이 없다. 그러나 미국 최대 감리교 교회를 세운 애덤 해밀턴이 공화당 현역 로저 마셜 상원의원을 꺾는다면 이 기록이 깨진다.
의사이자 군 장교 출신인 마셜은 트럼프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그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상원의원 중 한 명”이라고 불렀다. 민주당은 마셜이 10년 전 환자들의 미납 진료비를 받아내려 소송을 벌인 전력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주 법원 기록에 따르면 마셜은 700건이 넘는 채권 추심 소송을 제기했고, 이는 그의 선거운동에 논란거리가 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해밀턴은 마셜을 최대 5%포인트 차로 앞섰고, 양측은 막판에 캔자스에 자금을 집중 투입했다. 공화당은 노스캐롤라이나 상원 선거에서 손을 뗀 뒤 그 자금을 캔자스로 돌리면서, 이 주를 지키는 데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인지 사실상 인정했다.
텍사스 상원
이번 중간선거에서 가장 주목받는 승부로 꼽히는 텍사스에서는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가 1993년 이후 첫 민주당 상원의원이 될 가능성에 도전한다. 상대는 지난 5월 공화당 결선 경선에서 현역 존 코닌 상원의원을 꺾은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탈라리코가 근소하게 우위를 보이지만 판세는 극도로 팽팽하다. 지난주 발표된 한 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동률을 기록했다.
이 선거의 광고비는 5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대로라면 미국 역사상 대선을 제외한 선거 중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간 승부가 된다.
뉴햄프셔 상원
민주당 진 셰힌 상원의원의 후임을 뽑는 뉴햄프셔에서는 4선의 민주당 크리스 파파스 하원의원과 공화당 존 수누누 전 상원의원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수누누는 2008년 셰힌에게 패해 의석을 잃었던 인물이다.
수누누라는 이름은 이 주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형은 지난해까지 주지사를 지냈고, 아버지 역시 주지사였다.
파파스는 트럼프의 지지를 받는 수누누를 상대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공화당은 뉴햄프셔에서 ‘수누누 브랜드’의 힘이 지지층 투표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시간 7선거구(하원)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돈이 투입된 하원 선거 중 하나인 이곳에서는 공화당 톰 배럿 하원의원과 기후단체 ‘선라이즈 무브먼트’를 설립한 진보 성향 기후운동가 윌리엄 로런스가 맞붙는다.
농촌과 교외 지역을 아우르는 미시간 7선거구는 민주당 엘리사 슬롯킨 전 하원의원이 상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2024년 공화당으로 넘어갔다. 민주당 경선에서 온건 후보들을 꺾고 올라온 로런스는 지난 8월 배럿과 접전을 벌였고, 최근 조사에서는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 15선거구(하원)
트럼프는 2024년 남부 텍사스에서 히스패닉 유권자들로부터 인상적인 득표를 거뒀다. 텍사스 15선거구는 공화당이 이 유권자층을 지킬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핵심 시험대로 떠올랐다. 이 선거구 유권자의 약 75%가 히스패닉이다.
2022년 이 지역을 공화당으로 뒤집은 모니카 데라크루즈 하원의원이 재선에 나서고, 민주당에서는 라틴 그래미상을 받은 인기 테하노 음악가 보비 풀리도가 중도 성향을 내세워 출마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풀리도가 앞서지만, 이 지역 선거 결과는 종종 예상을 빗나갔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이 선거를 여전히 초접전으로 분류하고 있다.
오하이오 7선거구(하원)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출신인 공화당 맥스 밀러 하원의원은 노조원이자 전 시의원인 민주당 브라이언 포인덱스터와 겨룬다.
이 선거는 밀러에 대한 가정폭력 의혹으로 유난히 큰 주목을 받았다. 밀러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밀러의 전 장인인 공화당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은 지난여름 밀러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의 또 다른 상원의원인 공화당 존 허스테드도 모레노와 함께 밀러의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이 선거구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 지역으로, 트럼프가 2024년 11%포인트 차로 이긴 곳이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이 선거를 초접전으로 평가하고 있다.
글 Connor Greene, TIME 기자
한국어판 편집 문상덕 기자 mosadu@timekore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