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2년 벌고 반년 만에 다 잃었다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여파로 상반기 1조 2000억 원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회사는 고객 지표 회복세를 강조했지만, 세무조사와 집단분쟁 등 추가 리스크는 여전하다.
쿠팡, 2년 벌고 반년 만에 다 잃었다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여파로 상반기 1조 2000억 원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회사는 고객 지표 회복세를 강조했지만, 세무조사와 집단분쟁 등 추가 리스크는 여전하다.
최문정 에디터
산업부 이슈를 다룹니다.

쿠팡의 모회사 쿠팡 Inc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과징금 등 악재로 올해 상반기에만 최근 2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과 맞먹는 손실을 냈다. 회사는 “고객은 돌아왔고, 회복은 끝났다”고 강조하지만, 성장 둔화와 잇단 리스크로 실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쿠팡 Inc는 5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올해 2분기 연결 실적을 공시했다. 2분기 매출은 88억 5600만 달러(약 13조 3007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환율 영향을 제외한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10% 성장했다.
반면 수익성은 크게 악화했다. 2분기 영업손실은 5억 5600만 달러(약 835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 4900만 달러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약 1조 2247억 원으로, 쿠팡이 최근 2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약 1조 2813억 원)과 거의 같은 규모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직격탄’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대규모 과징금이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미흡한 보안 관리로 회원·비회원 약 375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했고, 1117만 명의 온라인 활동 기록을 동의 없이 수집한 사실도 드러났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 전체회의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인정하고 624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실적에 반영된 과징금은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사안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예정이지만, 회계 기준에 따라 우선 비용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과징금 등을 뺀 본업도 적자를 냈다. 과징금과 일부 비용을 일회성으로 보고 뺀 뒤 계산한 상반기 영업손실은 1억 4600만 달러(약 2200억 원)였다. 회사는 이 적자도 “고객 이탈 국면에서 물류 투자와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감내한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당장은 적자지만, 본업이 회복세를 탔다고 쿠팡 측은 설명했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미복귀 고객을 제외한 고객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며 “지난해 2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성장률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은 로켓배송, 오픈마켓, 와우 멤버십 등을 포괄하는 사실상 한국 쇼핑 사업 전체다. 김 의장은 또 “와우멤버십 회원 수는 개인정보 사고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표는 성장 둔화도 동시에 보여준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 수는 247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다. 같은 기간 이 사업 매출은 1% 느는 데 그쳤다(달러 기준).
집단소송, 세무조사,화재…리스크는 진행형

대규모 비용 부담도 끝나지 않았다. 개인정보 유출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개인정보 유출 집단분쟁조정 신청자들에게 1인당 10만 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신청 규모에 따라 전체 배상액은 약 3조 7500억 원까지 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규모는 향후 신청 현황과 조정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세무 리스크도 남아 있다. 국세청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쿠팡과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에 대한 별도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쿠팡Inc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1~2025년 과세연도 한국 자회사들의 법인세·부가가치세 신고 내역을 점검한 뒤 세무조사 결과를 통지했다. 이 과정에서 가산세와 이자를 포함해 약 2억 800만 달러(약 3000억 원)의 추가 세액을 요구했다. 쿠팡은 이번 처분에 동의하지 않고 행정·사법상 불복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지난달 인천 쿠팡 제32물류센터 화재도 변수다. 쿠팡 Inc는 화재로 인한 손실을 약 35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쿠팡은 판매자 재고에 대한 선보상에 나섰지만, 보험금 지급 시점과 최종 보상 규모는 아직 불확실하다.
일각에선 쿠팡의 올해 연간 영업손실이 1조 7000억 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 경우 창립 이후 최대 연간 적자이자, 직전 3년 동안 쌓은 영업이익(약 1조 9000억 원)에 맞먹는 규모의 비용을 한 해에 부담하게 된다.
쿠팡은 현재의 손실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이자 일회성 비용”이라고 설명한다. 고객 지표가 사고 이전 수준을 회복한 점은 회사의 주장대로 사실이다. 다만 과징금 이후 집단분쟁, 세무조사, 물류센터 화재 등 불확실성이 겹쳐 있는 만큼, 시장이 쿠팡의 “회복은 끝났다”는 낙관론을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기사 공유하기:
최문정 에디터
산업부 이슈를 다룹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