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계열사 교섭 합치는 ‘판교 모델’ 띄웠다
오는 20일 통합교섭 선포식을 앞둔 네이버 노조의 움직임이 IT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관심이 모인다.
네이버 노조, 계열사 교섭 합치는 ‘판교 모델’ 띄웠다
오는 20일 통합교섭 선포식을 앞둔 네이버 노조의 움직임이 IT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관심이 모인다.
최문정 에디터
산업부 이슈를 다룹니다.

네이버 노조가 본사와 계열사 교섭을 한 테이블로 합치는 ‘통합교섭’ 추진에 나섰다. 노조는 12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어 필요성을 주장했고, 20일 선포식을 통해 공식 행동에 들어간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과 함께 ‘IT 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통합교섭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노조는 비효율적인 교섭 구조를 이유로 꼽았다. 네이버 노조에는 본사와 계열사 28개 법인 조합원 약 6200명이 가입해 있고, 이 가운데 교섭이 진행 중인 법인은 16개다. 노조는 하나지만, 교섭은 계열사별로 하고 있는 것이다. 연간 교섭 건수는 150회 안팎, 노사 교섭위원 100여 명이 투입하는 시간은 1000시간이 넘는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IT위원장 겸 네이버지회장은 “내용은 대부분 동일한데 법인별 법무법인 자문료까지 감안하면 굳이 쓰지 않아도 될 비용과 시간이 낭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교섭은 특혜가 아니다”라며 “이미 통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 교섭 형식을 일치시키자는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본사가 계열사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진짜 사용자’라고 주장한다. 계열사 사옥 위치와 이전, 재택·사무실 근무 형태를 본사에서 판단하고, 임금교섭도 본사 합의안이 나온 뒤 한 달 안에 계열사들이 유사한 수준과 문구로 합의한다는 것이다. 오 지회장은 “인사, 홍보, 회계, 재무 등 핵심 관리 기능이 모두 본사에 집중돼 자회사는 실질적으로 본사의 한 부서에 불과하다”고 했다.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통합교섭의 근거가 됐다. 이날 발제에 나선 권오성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자의 노동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그 범위에서는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20일 선포식에서 공동 교섭 의제를 공개하고, 이달 말 사측에 통합교섭 개시를 공식 요구할 계획이다. 임영국 화섬식품노조 정책연구원장은 이번 추진을 “노사관계의 새로운 이정표인 판교모델의 시작”이라고 표현했다.
앞서 지난해 말 네이버는 한국경영자총협회에 가입했다. 경총은 사용자 측 노동 현안을 주로 다룬다. 재계에서는 개정 노조법을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AI로 인해 산업 간 연결과 융합이 가속하고 있다”며 “다양한 기업과 범기업적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룹 내 긴장은 이미 높아져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 노조는 최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찬성률 98%로 가결했다.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네이버 그룹의 첫 사례가 된다.
법인별 조직력을 그룹 단위로 모으는 움직임은 이미 IT업계에 나타났다. 카카오 노조는 올해 본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5개 법인이 함께 쟁의권을 확보하고 6월 부분파업과 ‘로그아웃 데이’를 동시에 벌였다. 교섭은 법인별로 했지만 단체행동은 그룹 차원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송가람 화섬식품노조 엔씨소프트지회장 등 다른 IT 지회 관계자도 참석했다. 네이버 통합교섭이 현실화할 경우, IT업계에 같은 요구가 번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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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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