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美 스타십 발사장, 보호구역까지 넓힐 길 열렸다

미 법원이 발사장 옆 보호구역 293만㎡의 토지 교환을 막아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교환이 적법한지는 아직 판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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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美 스타십 발사장, 보호구역까지 넓힐 길 열렸다
스페이스X가 시험비행 뒤 인도양에 착수한 스타십 ‘십 40’을 회수해 반잠수식 운반선에 싣고 있다. 기체는 대기권 재진입 때 받은 손상 등을 분석하기 위해 텍사스 스타베이스로 운송된다.사진=UPI/연합뉴스

스페이스X는 우주 산업의 혁신을 이끌었지만, 환경 문제에서는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연간 170차례 로켓을 쏴 올린 2025년처럼 발사 빈도를 높인다면, 상층 대기에 블랙카본(그을음 입자)을 배출하고 발사장 일대에 빛·소음 공해를 일으킨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발사장 주변의 야생동물 서식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환경단체들은 발사와 개발을 제한하거나 보완 조치를 요구하며 스페이스X를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내왔다.

이번 소송은 텍사스 남부의 옛 보카치카 지역, 현재의 스타베이스에 자리한 스페이스X 발사장·생산시설 확장 계획을 둘러싼 것이다. 연방정부가 야생동물보호구역 일부 토지를 스페이스X에 넘기고, 대신 스페이스X 소유 토지를 받는 교환안을 추진하자 환경단체와 원주민 단체가 소송을 냈다. 법원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사업을 당장 멈춰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지만, 원고 측은 항소와 본안 소송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왜 소송 냈나

환경단체와 원주민 단체 등은 지난 6월 10일 미 내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트럼프 행정부가 스페이스X의 텍사스 스타베이스 발사장·공장 옆에 있는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 땅 725에이커(약 293만㎡)를 스페이스X에 넘기려 하자 이를 막아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정부 계획은 이렇다. 스페이스X가 발사장 확장에 쓸 수 있도록 인근 보호구역 토지를 넘기는 대신, 스페이스X가 약 32㎞ 떨어진 다른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에 가진 땅 692에이커(약 280만㎡)를 정부가 갖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스페이스X 소유 토지를 보호구역에 편입하면 그 땅의 개발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원고 측은 두 토지가 같은 가치를 지닌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스페이스X가 받는 땅은 발사장 바로 옆에 있어 확장 사업에 직접 쓰일 수 있는 데다, 야생동물 이동 통로 역할을 하는 보호구역의 핵심 구간이라는 것이다.

스페이스X에 넘어갈 부지는 미국 내 멸종위기종인 오셀롯을 비롯해 수천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지역이다. 텍사스 카리조·코메크루도 부족에는 성지로 여겨지는 곳이기도 하다. 남북전쟁의 마지막 육상전으로 알려진 팔미토 랜치 전투 유적도 포함돼 있다.

법원 판단

텍사스 남부 연방지방법원의 페르난도 로드리게스 주니어 판사는 지난 21일 원고 측이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토지 교환의 적법성 자체를 판단한 것은 아니다. 원고들이 소송을 제기할 법적 자격, 즉 원고 적격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본 것이다.

원고들은 토지 교환이 이뤄지면 해당 지역에서 야생동물과 경관을 관찰할 기회를 잃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했다. 내무부는 해당 부지가 이미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서 일반에 폐쇄돼 있어, 원고들이 상실하는 접근권이 없다고 맞섰다.

원고 측은 2014년 판례를 인용해 “영향을 받는 사람이 항상 해당 지역에 직접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변 지역에서 경관을 관찰하는 데에도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이익이 인정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로드리게스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가처분이 “스페이스X의 개발 계획에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계획 변경을 요구하게 돼 회사가 일정상 목표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데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생물다양성센터의 라이컨 조달 공공토지 담당자는 “판사 결정에 분명히, 그리고 대단히 실망했다”며 “이 판결은 사실상 불도저가 보호구역 토지를 훼손할 길을 열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판사가 우리의 전체 주장을 판단한 것은 아니다. 이번 결정은 가처분에 관한 판단일 뿐이며, 소송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스타십의 환경 부담

지난 7월 2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의 스페이스X 발사단지에서 스타십이 13차 시험비행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환경단체가 텍사스 기지를 문제 삼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곳은 스페이스X의 초대형 로켓 스타십 발사장이다. 스타십은 엔진 33기를 단 40층 높이의 대형 로켓으로, 최대 추력은 1800만 파운드(약 8240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추력은 300톤)에 이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발사시스템(SLS)보다 두 배 이상 강한 수준이다.

2023년 4월 20일 스타십 첫 시험 발사는 약 4분 만에 공중 폭발로 끝났다. 파편 대부분은 멕시코만으로 떨어졌지만, 발사대 주변도 큰 피해를 입었다.

미 어류·야생동물관리국은 당시 “발사로 대형 콘크리트 조각, 스테인리스강 판, 금속 물체 등이 수천 피트 밖까지 날아갔다”며 “분쇄된 콘크리트 먼지 구름은 발사대 북서쪽 최대 6.5마일(약 10.5㎞) 떨어진 지역까지 퍼졌다”고 밝혔다. 이어 “스페이스X 시설과 인근 보카치카 주립공원에서 약 385에이커(약 156만㎡)에 걸쳐 파편이 발견됐고, 발사장 남쪽 공원 부지에서는 3.5에이커(약 1만4200㎡) 규모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했다.

스페이스X는 이후 물로 냉각하는 금속 화염 유도판과 파편 확산을 막기 위한 방호벽을 설치했다. 첫 발사 뒤 이어진 스타십 12차례 발사에서는 주변에 남긴 파편과 물리적 피해가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발사 횟수가 늘어날수록 누적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지난 8월, 이르면 2027년부터 스타십을 매일 발사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2025년 엑스(X)에 “약 6~7년 안에는 스타십이 24시간 동안 24차례를 넘게 발사되는 날도 있을 것”이라고 썼다.

모든 발사가 텍사스에서 이뤄질 수는 없다. 스페이스X는 캘리포니아 밴덴버그 우주군기지와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도 발사 시설을 갖추고 있다. 다만 스페이스X가 앞으로 추가 해안 발사장을 확보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공공토지 교환 선례

이번 토지 교환은 텍사스의 개발 계획을 넘어 공공토지를 민간 개발과 맞바꾸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도 비슷한 토지 교환을 검토하고 있다. 민간 부동산 개발업자가 공원 서쪽 경계 밖에 보유한 약 83에이커(약 33만6000㎡) 부지를 개발할 수 있도록, 국립공원 안의 약 0.25마일(약 400m) 구간을 넘겨 도로를 낼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 개발업자는 그 대가로 캘리포니아 내 다른 토지를 연방정부에 넘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어느 땅을 내놓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최종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

조지아주 컴벌랜드 섬 국립해안에서도 국립공원관리청(NPS)은 토지 교환안 두 건에 대한 의견을 받고 있다. 민간 소유의 생태적으로 민감한 땅을 공공 소유로 편입하는 대신, 현재 국립해안에 속한 일부 땅을 민간에 넘기는 구상이다. 교환 대상인 연방 토지 가운데 일부에는 단독주택 건축이 가능해질 수 있다.

조달은 “이번 텍사스 토지 이전은 현 행정부가 공공토지를 민간 이익에 넘기려는 더 큰 계획의 일부”라며 “이번 이전이 남길 선례는 기업들이 미국 전역의 공공토지를 개발 대상으로 삼고 차지하는 문제와 관련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글 Jeffrey Kluger, Editor at Large

한국어판 편집 문상덕 기자 mosadu@tim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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