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의 다음 숙제, 화제작을 실적으로
‘에덴의 동쪽’과 ‘짐승들’로 넷플릭스 흥행작을 만든 CJ ENM이 4분기 수익화 전략을 밝혔다. 방송·OTT 광고를 함께 팔고 해외 판매처를 넓히는 게 골자다.
CJ ENM의 다음 숙제, 화제작을 실적으로
‘에덴의 동쪽’과 ‘짐승들’로 넷플릭스 흥행작을 만든 CJ ENM이 4분기 수익화 전략을 밝혔다. 방송·OTT 광고를 함께 팔고 해외 판매처를 넓히는 게 골자다.

문상덕 에디터

지난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K컬처 축제 ‘KCON LA 2026’에는 사흘 동안 14만여 명이 다녀갔다. 행사 사상 가장 많은 관객이었다. 현장을 찾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비비고 부스에 들러 김치 라면을 맛봤다.
“전 세계인이 매년 2~3편의 한국 영화를 보고, 매달 1~2번 한국 음식을 먹고, 매주 1~2편의 한국 드라마를 보고, 매일 1~2곡의 한국 음악을 들으며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겠다.”
1995년 CJ가 미국 드림웍스에 투자하며 문화 사업에 뛰어들 무렵 이 회장이 세운 목표다. 그는 이후 임직원들에게 이 말을 자주 해 왔다. ‘K팝’이라는 말조차 없던 시절의 일이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목표는 상당 부분 현실이 됐다. CJ ENM이 투자·배급한 ‘기생충’은 2020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만든 ‘사랑의 불시착’은 넷플릭스를 통해 미국 시청자에게도 닿았다. 미국 자회사 피프스시즌은 애플TV 드라마 ‘세브란스: 단절’을 만들었다. 올가을에는 플로렌스 퓨 주연의 ‘에덴의 동쪽’과 벤 애플렉이 연출·주연한 영화 ‘짐승들’로 넷플릭스 글로벌 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여전한 과제는 인기를 안정적인 수익으로 바꾸는 일이다. CJ ENM의 3분기 영업이익은 22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5% 넘게 늘었지만, 매출은 1조 1904억 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OTT 티빙과 피프스시즌, 음악 부문은 투자가 이어지면서 적자를 냈다. TV 광고 시장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CJ ENM이 6일 내놓은 4분기 전략은 이 간극을 메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회사가 내세운 열쇠는 광고, 해외 판로, 팬 세 가지다.
첫 번째 열쇠인 광고는 방송 채널과 티빙, 디지털 매체를 하나의 상품으로 묶어 판다. 지난 7월 선보인 그룹 통합 마케팅 캘린더 ‘캘박CJ’로 인기 프로그램과 광고주를 연결한다. 데이터 관리 플랫폼 ‘CJ DMP’로는 광고주가 원하는 시청자를 찾아 주고 광고 효과까지 분석해 준다. TV 광고가 줄어드는 만큼 OTT 광고로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티빙의 광고 매출은 3분기에 1년 전보다 40% 넘게 늘었다.
티빙은 오리지널 작품과 스포츠로 구독자를 붙잡는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맞춘 광고상품과 협찬·가상광고로 연말 성수기 수요를 노린다. 해외에서는 HBO Max 아시아태평양, 일본 디즈니+에 이어 중동 플랫폼 MBC 샤히드에도 티빙 브랜드관을 열었다. 내년 이후의 프로야구 중계권 계약은 연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 5월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생긴 비용도 4분기에 정리한다.
두 번째 열쇠는 해외 판로다. 일본·동남아·북미처럼 한국 드라마가 이미 익숙한 시장에서는 현지 OTT와 방송사에 작품을 하나씩 판다. 유럽처럼 새로 여는 시장에서는 여러 작품을 묶어 파는 ‘볼륨딜’로 문을 두드린다. CJ ENM은 지난 7월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인도와 손잡고 2년 동안 100여 편을 선보이기로 했다. 새 작품에는 힌디어 등 현지어 더빙이 붙는다. 9월에는 체코·슬로바키아 방송사에 작품을 공급하기로 했고, 폴란드에서는 현지 한국문화원 등과 협력 협약을 맺었다.
판로를 채울 작품도 이어진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tvN ‘100일의 거짓말’은 방송 한 달 만에 지상파를 포함한 동시간대 1위에 오르며 4분기 간판작으로 자리 잡았다. 임시완·설인아 주연의 ‘나의 유죄인간’도 꾸준히 시청자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영화 ‘실낙원’에 이어 12월에는 김우빈 주연의 tvN ‘기프트’가 방송된다. 피프스시즌은 TV 시리즈 납품이 빈 자리를 영화와 다큐멘터리로 채우고,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끌어올린다.
세 번째 열쇠는 팬이다. 이 회장이 말한 ‘매일 1~2곡의 한국 음악’을 맡은 음악 부문은 아티스트 라인업과 공연을 넓힌다. 지난달 데뷔한 KO1KEYZ를 비롯해 MODYSSEY, 일본에서 활동하는 JO1·INI, 걸그룹 izna가 음반과 투어로 무대를 이어 간다. 연말에는 K팝 시상식 ‘2026 MAMA AWARDS’와 올해 처음 여는 팬 축제 ‘MAMA FAN FESTA’가 열린다. 공연장에서 만난 팬을 K팝 플랫폼 엠넷플러스로 이어 새 수익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커머스 부문은 크리에이터를 앞세운다. 지난달 열린 ‘크리에이터 커머스 페스티벌 코리아(CCFK) 2026’에서 만난 크리에이터와 브랜드를 플랫폼 ‘온트너’로 연결한다. 라이브커머스와 숏폼 영상을 엮어 판매도 늘린다. 연말에는 ‘패션위크’와 ‘컴온스타일’ 행사로 패션·뷰티·리빙 수요를 잡는다.
CJ ENM 관계자는 “4분기에는 통합 광고사업 고도화와 글로벌 콘텐츠 판매 확대를 통해 핵심 사업의 성장 모멘텀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아티스트 경쟁력 제고와 크리에이터 커머스 사업 확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상덕 기자 mosadu@tim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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