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도 안 한 부티지지·워녹, 민주당 중간선거 ‘MVP’ 됐다

[美중간선거 특집] 민주당 선거 전문가들은 이념과 세대를 넘는 두 사람의 화법을 높이 평가하고, 경합주를 누빈 행보를 2028년 대선 준비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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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도 안 한 부티지지·워녹, 민주당 중간선거 ‘MVP’ 됐다
피트 부티지지 전 미국 교통장관이 1일(현지 시각)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의 북중서부 지역 목수협의회에서 열린 민주농민노동당(DFL) 후보 지원 유세 무대에 오르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장관과 라파엘 워녹 조지아주 상원의원은 3일(현지 시각)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선거 막판까지 전국 유세장을 누비며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했다. 부티지지는 시장과 대선 경선 후보를 거쳐 교통장관을 지냈다. 워녹은 상원에서 표결하지 않을 때면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섰던 강단에서 설교한다.

민주당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지원 요청이 가장 많이 몰린 인물로 두 사람을 꼽는다.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뉴욕주 하원의원은 당 지지층을 확실히 열광시킨다.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을 끌어모은다. 워녹과 부티지지는 군더더기 없고 쉬운 화법으로 이념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호소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호평은 중간선거 직후 본격화할 2028년 대선 판세 분석에서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의 유세 동선도 공교롭게 대권 주자라면 놓칠 수 없는 지역과 겹친다. 워녹은 지난달에만 민주당 대선 경선의 첫 순서를 맡을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비롯해 네바다·뉴햄프셔·노스캐롤라이나·미시간·위스콘신을 돌았다. 민주당이 ‘블루 웨이브’로 상원 의석을 뒤집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미시시피에도 들렀다.

부티지지는 올해 38개 주에서 유세했고, 이 가운데 18개 주는 두 번 이상 찾았다. 선거 마지막 한 주 동안에만 최근 경합주로 꼽혀 온 미시간과 위스콘신, 그리고 콜로라도와 미네소타를 방문했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직접 현장을 찾아 지원한 후보는 70명이 넘는다. 이 중 24명은 민주당 지도부가 탈환 가능성이 큰 곳으로 분류한 공화당 지역구의 하원 후보다.

두 사람의 일정표만 보면 이미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사람의 움직임에 가깝다.

민주당 전략가들은 두 사람의 지지 기반이 서로 다르다고 말한다. 다만 활동가들의 기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선거 막판 정치판을 뒤덮은 당파적 고성에 지친 중도 유권자에게도 다가간다는 점은 같다.

당의 중도 회귀를 주장해 온 한 민주당 전략가는 “이 두 사람을 사회주의자로 착각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략가는 “이들은 당에 휘둘리는 정치꾼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버드대를 나온 참전 군인 출신인 부티지지는 뼛속까지 실무형 관료다. 그는 남편 채스턴과 함께 민주당을 대표하는 얼굴로 자리 잡았다. 폭스뉴스 진행자들과의 설전에서도 밀리지 않으며, 민주당 인사가 적진에 들어가서도 제 몫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지내고 바이든 행정부에서 교통부를 이끈 그가 민주당의 2028년 대선 후보군에서 빠지지 않는 이유다. 부티지지는 지난 8월 대선 재도전에 대해 “하지 않기보다는 할 쪽에 더 기울어 있다”고 말했다.

부티지지는 크리스 파파스 하원의원의 상원 선거를 돕기 위해 뉴햄프셔를 찾은 자리에서 “유권자들이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술집 구석에서 큰소리치는 사내가 소음의 근원일 뿐 힘의 근원은 아니라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유권자들은 혼란이 아니라 절제에서 나오는 힘을 원한다”며 “사람들은 혼란에 질렸다. 일을 해내는 사람을 원한다”고 말했다.

라파엘 워녹 민주당 상원의원(조지아·왼쪽)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각)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에서 열린 투표 독려 유세에 중간선거 민주당 후보들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워녹은 민주당의 또 다른 지지층을 파고들었다. 그가 대표하는 조지아주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화당 텃밭으로 여겨지던 경합주다. 워녹은 상원에서 냉철한 현실주의자로 통한다. 테드 크루즈 등 공화당 의원들과 인프라 사업에서 손잡았고, 분위기가 격해질 때면 동료 의원들에게 자제하라고 조언해 왔다. 킹 목사가 이끌던 애틀랜타 교회의 담임목사직도 계속 맡고 있어 동료들 사이에서 ‘목사 상원의원’으로 불린다. 유세 참석자들은 그의 연설이 정치 연설보다는 설교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워녹은 지난달 또 다른 공화당 강세 지역을 찾아 “우리는 우리가 외면한 만큼의 표 차이로 선거에서 진다”며 “미시시피는 민주당 주다. 아직 그걸 모를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대선 출마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자”고 답했다.

동료 후보 지원에 나선 대권 주자는 두 사람만이 아니다. 크리스 머피(코네티컷)·코리 부커(뉴저지)·마크 켈리(애리조나) 상원의원도 도널드 트럼프 이후 시대를 일찌감치 준비하려는 당내 인사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유세 지원자다. 람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 앤디 베시어 켄터키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도 후보군에 든다. 미시간 출신인 엘리사 슬롯킨 상원의원과 그레천 휘트머 주지사도 거론된다.

그러나 소통 능력만 놓고 보면 경합주 후보들에게 가장 역동적인 지원군은 워녹과 부티지지라는 평가다.

특히 흑인 유권자와 끈끈한 워녹에게는 핵심 표밭을 다지려는 후보들의 요청이 이어졌다. 워녹은 지난달 디트로이트로 달려가 미시간 상원 선거에서 마이크 로저스 공화당 하원의원과 접전을 벌이는 압둘 엘사예드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엘사예드는 지난달 20일 “이번 선거는 미시간 상원 의석 하나가 아니라 상원 전체의 주도권이 걸린 싸움”이라며 “목사님이 여기 온 데는 이유가 있다. 앞으로 2년 동안 소수당에 머물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글 Philip Elliott, TIME 선임기자(백악관 출입기자)

한국어판 편집 문상덕 기자 mosadu@tim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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