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38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 배출

[美중간선거 특집] 탈라리코는 트럼프의 지지와 머스크의 2억 2400만 달러를 등에 업은 팩스턴을 꺾고 1988년 이후 첫 텍사스 민주당 상원의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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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38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 배출
제임스 탈라리코 미 상원의원 당선인이 3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개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제임스 탈라리코 텍사스 주 하원의원이 3일(현지시각) 치러진 미국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켄 팩스턴 텍사스 주 법무장관을 꺾었다. 민주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이 텍사스에서 선출된 것은 1988년 이후 처음이다. AP통신은 이날 밤 늦게 탈라리코의 당선을 확정 보도했다. 이로써 미국 정치에서 가장 오래 이어진 한 정당의 주 단위 연승 기록 가운데 하나가 끝났다.

선거일 직전 여론조사 대부분은 탈라리코가 팩스턴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탈라리코는 주 의원 출신이다. 팩스턴은 형사 조사를 받았고, 텍사스 주 의회에서 같은 당 의원들의 탄핵 표결을 가까스로 피한 인물이다. 이번 선거는 텍사스 안팎에서 높은 관심을 끌었다. 선거일 전에 이미 770만 표 이상이 사전투표로 던져졌다.

텍사스 민주당은 오랫동안 ‘인구 구조가 곧 운명’이라고 주장해 왔다. 텍사스가 선거 결과만큼 공화당 우세 지역이 아니라,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가 많을 뿐이어서 적절한 후보와 메시지만 있으면 민주당도 이길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번 선거에서 사전투표 수는 2024년 대선 수준과 맞먹었고, 2022년 중간선거 사전투표 510만 표를 크게 넘어섰다. 특히 텍사스의 히스패닉 사전투표는 2024년과 2022년 기록을 모두 넘어섰다. 타임이 집계한 사전투표 분석에 따르면 선거 전날인 2일 기준 텍사스에서 700만 표 이상이 집계됐고, 히스패닉 유권자 비중은 24.7%로 2024년 최종 집계보다 1%포인트 높았다.

탈라리코 개인의 역할도 컸다. ‘티치 포 아메리카’ 출신 교사였던 그는 진보적 낙관론과 신앙에 기반한 메시지를 결합했다. 최근까지 공화당에 표를 주던 유권자까지 끌어안는 연합을 만들었다. 연설과 인터뷰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되면서 전국적 지지층을 가진 정치 스타가 됐고, 이번 선거 주기 최고 수준의 모금 실적을 올렸다. 그는 지난 9월 타임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자본주의의 원칙을 되찾아야 한다”며 “노동자와 지역사회에 책임을 느끼던 20세기 중반의 구식 자본주의를 위해 싸운다”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 비용이 많이 든 당내 경선을 치렀다. 본선 광고비만 7억 5000만 달러에 육박했다. 외부 단체의 광고 지출은 5억 3400만 달러였고, 팩스턴 쪽이 약 2대 1로 우세했다. 그 대부분은 텍사스 주민이자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에게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머스크는 팩스턴 지원에 2억 240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이 막대한 지출은 결국 헛수고가 됐다.

공화당은 끝까지 탈라리코를 공략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탤러프리코’라는 별명을 붙였지만, 탈라리코 캠프는 이를 받아들여 선거 기념품으로 만들었다. 육식을 즐기는 텍사스에서 그가 채식주의자라는 소문이 친트럼프 진영에 퍼졌지만, 바비큐를 먹는 사진이 나오면서 금세 사라졌다. 선거 막판에는 J.D. 밴스 부통령이 탈라리코가 동성애자라는 저속한 농담을 했다. 사실이 아니다.

탈라리코가 지지층 확장에 나선 반면, 팩스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도움을 받아 핵심 지지층 결집에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와 워싱턴의 당 지도부와 결별하고 현역 존 코닌 상원의원 대신 팩스턴을 지지했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블루 웨이브’ 중간선거 우려 속에서 코닌이 의석을 지키기에 훨씬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팩스턴이 탈라리코에 맞설 만큼 모금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한 공화당 전략가는 텍사스 의석을 지키는 데 쓰이는 1달러는 미시간, 미네소타, 뉴햄프셔, 조지아에서 의석을 빼앗는 데 쓰이지 못하는 1달러라고 한탄했다. 공화당의 텍사스 구출 비용이 2억 5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대부분 국가보다 면적과 인구가 큰 텍사스에서 이 수치조차 실제 비용을 밑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 코닌과 팩스턴 누구도 지지하지 않았다. 경선이 5월 결선투표로 넘어가자 팩스턴을 공식 지지했고, 코닌의 정치 경력은 사실상 끝났다. 공화당은 텍사스 의석 사수를 위해 이례적으로 중간선거 전당대회를 텍사스에서 열어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팩스턴을 지지한 뒤에도 연설에서 그를 치켜세우다가 호감도와 외모를 비꼬는 발언을 오갔다. 그는 지난 9월 댈러스 전당대회에서 “그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그의 TV 인터뷰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는 미국 최고의 법무장관이었다”고 말했다.

팩스턴은 선거 내내 명확한 메시지를 내놓지 못했다. 민주당 행정부와 싸운 법무장관 경력은 한때 지지층 사이에서 강점으로 여겨졌지만, 공직 재임 중 축적한 재산을 두고 정실주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약점이 됐다. 그는 2015년 증권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가 9년 뒤 약 30만 달러의 배상금을 내는 조건으로 기소가 취하됐고, 2023년에는 뇌물과 직권남용 혐의로 주 하원에서 탄핵됐으나 주 상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팩스턴은 탈라리코와의 토론도 거부했다. 탈라리코는 폭스뉴스에 진행을 맡기겠다고 제안하며 토론을 요구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글 Philip Elliott, TIME 선임기자(백악관 출입기자)

한국어판 편집 문상덕 기자 mosadu@timekorea.co.kr

이 기사의 원본보기: Talarico Wins Texas Senate Race, First Democrat to Win Statewide in More than 30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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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덕

문상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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