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 3%룰’이 가른 고려아연 주총, 최윤범 회장 판정승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최윤범 회장 측 백인규 후보가 81.8% 찬성률로 감사위원에 선임됐다. 개정 상법의 ‘합산 3%룰’이 처음 대형 상장사 주총에서 적용되며 영풍·MBK 측 의결권이 크게 제한됐다.
‘합산 3%룰’이 가른 고려아연 주총, 최윤범 회장 판정승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최윤범 회장 측 백인규 후보가 81.8% 찬성률로 감사위원에 선임됐다. 개정 상법의 ‘합산 3%룰’이 처음 대형 상장사 주총에서 적용되며 영풍·MBK 측 의결권이 크게 제한됐다.
최문정 에디터
산업부 이슈를 다룹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섰다. 이번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의 최대 승부처였던 감사위원 선임에서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후보가 80%가 넘는 찬성률로 선임됐다. 지난 7월 상법 개정으로 도입된 ‘합산 3%룰’이 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고려아연은 9일 오전 서울 용산 몬드리안호텔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리선출 감사위원 1명과 독립이사 4명을 선임하는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임시주총은 시작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최 회장 등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소속 고려아연 노동조합원들은 주총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적대적 M&A로 고려아연의 미래 경쟁력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반면 영풍·MBK 연합을 지지하는 고려아연 소액주주모임은 호텔 정문 앞에 “감사위원은 주주의 감시자가 돼라”는 현수막을 내걸며 맞불을 놨다.
‘합산3%룰’이 가른 감사위원 선임
이날 주총의 핵심은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을 선임하는 안건이었다. 고려아연 측은 백인규 단국대 교수를, 영풍·MBK 측은 박유경 전 APG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거버넌스 총괄을 각각 후보로 추천했다.
백 후보 선임안에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출석 주식 622만5934주 가운데 509만2815주가 찬성했다. 찬성률은 81.8%로, 출석 의결권 수의 과반 찬성 요건을 충족해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반면 영풍·MBK 측이 추천한 박 후보 선임안에는 173만9065주가 찬성했다. 찬성률은 27.93%에 그쳐 출석 의결권 수의 과반 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부결됐다.
이번 감사위원 선임에는 지난 7월 시행된 개정 상법에 따른 합산 3%룰이 대형 상장사 주총에서는 처음으로 적용됐다. 합산 3%룰은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을 합산해 의결권을 전체 발행주식의 3%까지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MBK 측도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3%인 61만1796주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지분 5.48%를 보유해 당초 캐스팅보트로 주목받았던 국민연금은 지난 7일 백 후보와 박 후보 선임안에 모두 찬성하기로 하면서 중립적인 선택을 했다. 결국 일반주주와 한화그룹, LG화학 등 기관투자자의 표심이 승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표결 전부터 분위기는 고려아연 측에 유리하게 흘러갔다. ISS와 글래스루이스를 비롯해 이건존스, PIRC, 서스틴베스트, 한국ESG연구소, 한국의결권자문, 한국ESG평가원 등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 9곳 가운데 8곳이 백 후보의 회계·감사 및 내부통제 분야 전문성을 높이 평가하며 찬성을 권고했다. 영풍·MBK 측 박 후보를 지지한 곳은 한국ESG기준원(KCGS) 한 곳에 그쳤다.
.
경영권 분쟁은 계속
고려아연은 감사위원 선임에 앞서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과 독립이사 4명 선임 안건도 각각 원안대로 처리했다.
정관 변경은 오는 10일부터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회사가 감사위원 2명을 다른 이사와 분리해 선출하도록 한 개정 상법 시행에 따른 것이다. 고려아연은 앞서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같은 취지의 정관 변경을 추진했지만 영풍·MBK 측 반대로 부결된 바 있다.
집중투표제로 진행된 독립이사 4명 선임에서는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이형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영풍·MBK 측이 추천한 심혜섭 변호사와 이준봉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4명이 모두 독립이사로 선임됐다.
이번 임시주총 결과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12명, 영풍·MBK 측 7명으로 재편됐다.
다만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의 대결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고려아연의 2026년 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 3월 28일 기준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모두 9명이다. 고려아연 측에서는 박기덕 대표이사를 비롯해 김보영·권순범·제임스 앤드류 머피·정다미 이사 등 5명과 서기원 감사위원의 임기가 끝난다. 영풍·MBK 측에서는 김광일·강성두·권광석 이사 등 3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최문정 에디터
jay@timekorea.co.kr
이 기사 공유하기:
최문정 에디터
산업부 이슈를 다룹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