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도 상승’ 피하기 어려워진 지구, 남은 선택지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넘게 오르지 않도록 막겠다는 목표는 이제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기온이 얼마나 더 오를지, 또 얼마나 빨리 1.5도 아래로 돌아올지는 지금의 대응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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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도 상승’ 피하기 어려워진 지구, 남은 선택지는
지난 2월 11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엘비스탄의 갈탄 광산 뒤로 화력발전소가 보인다.사진=연합뉴스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기온이 오르는 폭을 1.5도 미만으로 제한한다는 목표는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21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6 배출량 격차 보고서’의 결론이다. 매년 발표되는 이 보고서는 전 세계가 기후변화에 얼마나 잘 대응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보고서 집필에 참여한 앤 올호프 UNEP 코펜하겐 기후센터 소장은 보고서 발표 후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배출량 감축을 미뤄왔고, 이제 그 결과를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는 여전히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세운 가장 높은 기후목표를 달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뛰어넘기 위해 힘써야 한다”며 “더 오래 기다릴수록 기온 상승 억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위험은 커진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심각한 경고를 보내지만, 그렇다고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보고서는 각국이 힘을 모아 배출량을 줄이면 여전히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서둘러야 할 뿐이다.

배출량 격차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1.5도 목표는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협정에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억제하기로 합의했다.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기온 상승 폭을 2도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고, 나아가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제 기온 상승 폭이 1.5도를 넘지 않도록 막을 기회가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기후 대응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상승 폭이 일시적으로 1.5도를 넘어서는 ‘오버슈트’는 피할 수 없더라도, 초과하는 폭과 기간을 최대한 줄이고 금세기 말까지 다시 1.5도 아래로 낮추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

1.5도를 넘어 기온이 조금이라도 더 오르고, 이를 초과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와 위험도 커진다. 따라서 기온이 얼마나 더 오르는지뿐 아니라, 얼마나 빨리 다시 낮추는지도 중요하다.

현행 정책대로라면 2100년 기온 상승 폭은 2.8도에 이른다

파리협정에 따라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얼마나 줄일지에 대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주기적으로 갱신해 제출해야 한다. 보고서는 150개국 이상이 제출한 NDC와 현재 시행 중인 정책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현행 정책이 유지되면 금세기 말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2.8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각국이 약속한 감축목표를 모두 달성해도 충분하지 않다. 지난해까지 제출해야 했던 새 NDC에는 2035년까지 달성할 강화된 감축목표가 담겼다. 그러나 이를 모두 이행하더라도 금세기 말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2.6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즉, 현재 시행 중인 정책을 유지하면 2.8도, 각국이 약속한 목표를 모두 달성해도 2.6도 오른다는 뜻이다. 어느 경우든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해수면과 생태계가 급격히 달라지고, 폭염과 가뭄 같은 극한현상이 겹치면서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앞으로 4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18% 줄여야 한다

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이 가장 높아지는 시점에도 산업화 이전보다 1.7∼1.8도 높은 수준을 넘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5년 대비 2030년까지 18%, 2035년까지 45%, 2040년까지 69% 줄여야 한다. 배출량을 꾸준히 줄이는 동시에 이미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도 제거해야 한다.

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은 “기온 상승 폭이 1.5도를 넘어 조금이라도 더 커지고, 이를 넘는 기간이 한 해 더 길어질 때마다 기후변화의 영향과 위험도 증가한다”며 “올해 여러 나라를 덮친 치명적인 홍수와 폭염, 산불이 그 예”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기온 상승 폭의 정점을 최대한 낮추고 금세기 말까지 다시 1.5도로 돌아가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여전히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대부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미국은 예외였다. 지난해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보다 약 1억3300만t(이산화탄소 환산량) 늘었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 큰 증가 폭이다.

데이터센터 확충 등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난 데다, 청정에너지 대신 석탄 같은 화석연료 사용을 장려하는 새 정책이 도입된 영향이다. 석탄화력발전이 다시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미국 국무부는 보고서에 실린 입장문에서 “이 보고서의 분석이나 결론을 지지하거나 이에 동의하지 않으며, 이 보고서에 의견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협정 탈퇴 결정도 기후 전망을 악화시켰다. 미국이 기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따라 추진했을 감축 조치를 더 이상 전망에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다. 중국은 석탄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동시에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빠르게 세계 선도국으로 부상했다.

기후 정책은 실제로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10여 년 전 파리협정이 채택된 이후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예상보다 세 배 빠른 속도로 늘었다. 태양광 발전설비는 예상보다 일곱 배 빠르게 보급됐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고 청정에너지를 뒷받침하는 정책이 더해진다면, 세계는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궤도에 오를 수 있다.

보고서는 기후 정책의 효과를 평가한 220건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 여러 국가와 분야에서 정책이 실제로 배출량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가령 전력 분야에서는 정책이 없었을 경우와 비교해 배출량이 평균 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남은 과제는 효과가 확인된 정책을 더 널리, 더 빠르게 도입하는 것이다.

안데르센 사무총장은 “배출량을 빠르게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성공 사례는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각국은 배출량을 빠르게, 큰 폭으로, 또 지속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정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세계가 더 안정적인 기후와 더 안정적인 경제·사회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 Simmone Shah, TIME 기자

한국어판 편집 장유정 기자 chloe@timekorea.co.kr

이 기사의 원본보기: Five Facts You Need To Know From The U.N.'s Major Emissions Gap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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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정

장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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