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도 뚫렸는데 해킹 취약점관리 예산은 '반려'
주요 연구 자료와 학술 성과들이 축척 돼 있는 대학가에서 사이버 공격이 반복되고 있다. 피해자 구제를 넘어 사전 예방에 역량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취약점관리센터' 운영 예산 91억 원을 전액 반려했다.
연세대도 뚫렸는데 해킹 취약점관리 예산은 '반려'
주요 연구 자료와 학술 성과들이 축척 돼 있는 대학가에서 사이버 공격이 반복되고 있다. 피해자 구제를 넘어 사전 예방에 역량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취약점관리센터' 운영 예산 91억 원을 전액 반려했다.

유제니 에디터
정치·사회 분야 취재 보도를 담당합니다.

연세대학교 포털 해킹으로 임직원과 재학생 등의 개인정보 1만 5000여건이 유출됐다. 최근 6년간 대학에서 보고된 해킹 피해는 140건에 달하며, 유출된 개인정보는 297만 건을 넘어섰다. 교육 현장에서 해킹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정부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을 올해보다 37% 증액 편성했다. 그러나 정작 국가 주요 시설의 보안 취약점을 사전에 찾아내는 '취약점관리센터'의 운영 예산 91억 원은 전액 삭감했다.
연세대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지난 20일과 21일 사이 총 두 차례 발생했다. 연세대는 22일 정보통신처를 통해 "연세 포털서비스에 대한 외부의 비인가 접근으로 구성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공지했다.
재학생과 졸업생의 학번, 휴대전화 번호를 비롯해 로그인 식별키와 비밀번호 오류 횟수 , 최종 로그인 일시 등 시스템 관리 정보도 일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대는 해킹 IP를 즉각 차단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사고 당일 해킹 정황과 피해 규모, 개인정보 유출 경로 등에 대한 정식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연세대뿐만이 아니었다.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까지 6년 간 보고된 해킹 피해는 140건으로 집계됐다. 올 한 해 유출된 개인정보만 28만 개다.
지난 8월에는 서강대학교에서도 개인정보 약 18만 건이 유출돼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고, 서울대학교도 올해만 총 4차례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특히 2023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한국방송통신대학에서는 포털 내 취약점이 발견됐다. 로그인을 하지 않고도 개인정보를 모두 열람할 수 있었다.
백 의원은 "대학에는 구성원의 개인정보 뿐 아니라 중요한 연구자료와 성과가 축적돼 있어 철저한 정보보호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학 차원의 보안 관리 실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예산 확충과 예방·대응 체계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인정보위는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을 높이겠다며 내년도 예산을 996억 원으로 증액했다. 올해 729억 원 대비 37% 늘렸다. 정부는 이를 공식 예산안에 최종 반영했다.
다만 정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취약점관리센터가 요구한 내년도 예산 91억 원은 전액 반려했다.
취약점관리센터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 급증에 대응하는 조직으로 지난 5월 신설됐다. 최상급 AI 모델을 활용해 국가 주요 시설의 취약점을 탐지, 분석하고 기업 기술 지원과 정보 공유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AI 기반 해킹 공격이 대상으로 삼는 주요 취약점을 미리 찾아내고 실제 대응으로까지 연결할 수 있는 핵심 조직인 것이다.
기획예산처는 센터 예산 반려 이유를 "보안 역량이 취약한 중소기업 지원을 우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와 관련 지적이 나왔으나 정부는 말을 흐렸다.
당시 국정감사에 출석한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부 재정 여건 상 기반 시설 취약점 점검 부분과 관련해 우선순위가 조정되면서 정부안에 반영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관심을 가져주시면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정부는 센터 인력을 최소 40명 수준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 상근 전담 인력은 13명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KISA가 적어도 20명을 증원 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재정경제부는 단 한 명도 반영하지 않은 상태다.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해킹 사고에 대한 사후 수습과 사전 예방은 별개의 문제"라며 "AI 기반 해킹에 대응해 취약점을 미리 파악하는 등 예방 체계를 보강할 인력과 예산이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제니 기자 jenn@tim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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