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압박 나선 與 “탄핵 추진”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사법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인선 절차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대법원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이번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권주자들이 본격적으로 ‘탄핵 카드’를 꺼내 들었다.
조희대 압박 나선 與 “탄핵 추진”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사법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인선 절차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대법원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이번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권주자들이 본격적으로 ‘탄핵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유제니 에디터
정치·사회부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들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상대로 탄핵 추진을 공언하고 나섰다. 지난 3월 노태악 전 대법관 퇴임 이후 5개월 넘게 후임 제청을 하지 않아 사법부 운영에 ‘전례 없는 공백’을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조 대법원장은 제청 지연에 대해 “죄송하다”고 했지만, 구체적 설명은 내놓지 않고 있다.
“대법관 공백 5개월…직무유기”
민주당 8·17 전당대회에 출마한 송영길 당대표 후보는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대표 후보인 김민석 후보도 곧바로 “공감한다”며 거들었다.
송 후보는 “노태악 전 대법관이 3월 퇴임했는데 조 대법원장은 반년 가까이 지난 오늘까지 단 한 명도 제청하지 않고 있다”며 “헌정사에 전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법관 한 명이 한 달에 처리하는 사건은 평균 382건”이라며 “지난 5개월 동안 수천 건의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고도 했다.
송 후보는 “헌법상 제청은 대법원장의 권한이기 이전에 의무이며, 의무의 거부는 명백한 직무 유기”라고 규정하며 “조 대법원장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오는 9월 7일 이흥구 대법관마저 퇴임하면 공석은 두 자리로 늘어난다”고 경고했다.
한편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이흥구 대법관 후임 후보자로 김문관 부산지법원장,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예영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 김정중 광주지법 부장판사를 조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송영길 “이재명 낙마 목적…선거 개입”
송 후보는 조 대법원장이 재판장으로 이끌었던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도 도마 위에 올렸다.
그는 “2025년 3월 26일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검찰 상고로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간 뒤 대법원은 4월 22일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더니 단 9일 만에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며 “통상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는 상고심을, 하필 대선 한 달 앞둔 시점에서 헌정사 유례없던 속도로 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 하나, 유력 대선 후보 이재명을 낙마시키는 것”이라며 “사법의 이름을 빌린 선거 개입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2025년 5월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심 무죄 판결을 깨고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환송한 것으로, 조 대법원장이 결론을 주도했다.
송 후보는 2023년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조 대법원장의 반응도 문제 삼았다. 그는 “계엄 직후 조 대법원장의 첫마디가 ‘계엄이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지켜봐야 한다’였는데, 이는 계엄의 위법을 지적하는 대신 계엄 이후의 사법부를 계산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침묵은 곧 동조”라고 말했다.
김민석 “공감…사법·경찰개혁 추진”
송 후보 기자회견 직후 김민석 후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감한다”고 썼다. 그는 “이미 지난 7월 30일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을 선택적으로 직무 유기하는 한 헌정수호 차원의 탄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검찰개혁을 넘어 사법개혁과 경찰개혁의 과제가 여전하다”며 “힘있게 추진하겠다. 헌법과 국민을 무시하는 그 누구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조 대법원장 탄핵을 ‘헌정수호’ ‘사법개혁’ 프레임으로 묶어 당권 경쟁의 핵심 이슈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조희대, 2명 동시에 제청할까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이날 이흥구 대법관 후임 후보 4명을 추천하면서, 노태악·이흥구 두 자리에 대한 임명 제청을 조 대법원장이 어떻게 처리할지가 관건이다.
대법관 임명은 헌법 제104조에 따라 대법원장이 추천위가 올린 후보들 가운데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고,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 동의 절차를 거쳐 최종 임명하는 구조다.
법조계에서는 “먼저 퇴임한 대법관의 후임이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대법관 후임 임명 절차를 진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설명이 나온다. 통상 후보추천위가 명단을 올리면 2주 안팎의 검토 끝에 1명을 골라 제청해 왔는데, 노 전 대법관 후임의 경우 후보 추천(올해 1월 21일) 이후 6개월 넘도록 제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전날 후보추천위원회 위원들을 만나 “지난번에 좋은 추천을 해 주셨는데 아직 마무리를 짓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며 “앞으로 합쳐서 다 열심히 잘해보겠다”고 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발언을 두 자리에 대한 후임 대법관을 동시에 임명 제청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 안팎에선 노 전 대법관 후임 제청이 지연된 배경으로 ‘대법원장과 대통령실 사이 인선 이견’이 거론된다. 특정 후보를 둘러싼 조율이 길어지면서 제청이 늦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이나 대법원은 제청 지연 경위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 기사 공유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