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데이터센터 대신 AI 에이전트”

정신아 대표는 인프라 대신 카카오톡 안의 에이전트를 택했다. 그게 투자 대비 당장의 성과를 낼 방법이라고 봤다. 하지만 시장이 보기엔 수익화 시점이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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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데이터센터 대신 AI 에이전트”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내놨다. 하루 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췄다. 본업은 확실히 좋아졌는데, 주가를 다시 매길 만한 AI 수익화의 시점과 실체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6일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2조 985억 원, 영업이익 277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영업이익은 36%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률은 13%대로, 1년 전보다 3%포인트가량 올랐다.

성장은 카카오톡에서 나왔다. 플랫폼 부문 매출이 1조 2303억 원으로 17% 늘었고, 이 가운데 톡비즈가 6432억 원으로 12% 증가했다. 광고·구독 매출은 3999억 원(14% 증가)이었다. 비즈니스 메시지가 20%, 카카오톡 디스플레이 광고가 28% 성장했다. 모빌리티·페이를 포함한 플랫폼 기타는 5870억원으로 22% 늘었다. 반면 콘텐츠 부문은 8682억 원으로 1% 증가에 그쳤다.

정신아의 로드맵

실적만 놓고 보면 정신아 대표가 취임 때 내건 ‘선택과 집중’은 일정대로 굴러가고 있다. 2024년 3월 취임 당시 132개였던 계열사는 지난해 말 94개로 줄었다. 2년여 만에 40여 개를 덜어냈다. 가령 AI 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언어모델·이미지생성 사업은 2024년 본사가 양수해 카카오톡 안으로 끌어들였고, 올해 3월에는 적자 계열사 카카오게임즈의 경영권을 일본 라인야후에 넘겼다. 손실 요인을 걷어낸 효과가 이번 분기 이익률에 그대로 찍혔다.

정 대표는 AI 인프라 전쟁에는 아예 들어가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6일 콘퍼런스콜에서 “AI 데이터센터와 GPU 클라우드 시장을 포함해 AI 가치사슬 전반의 사업성을 충분히 검토했다”며 “카카오가 AI 시대에 가장 높은 경쟁력을 만들 수 있는 영역은 인프라 레이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감당해야 할 재무적 부담 대비 미래에 기대할 수 있는 투자수익률(ROI)이 충분히 높지 않다”는 것이다. 대신 카카오톡 안에서 주문·예약·결제로 이어지는 에이전틱 AI에 자본을 쓰겠다고 했다. 첫 파트너는 쿠팡이츠다. 대화방에서 메뉴 추천부터 주문·결제까지 끝내는 방식이다.

차가운 반응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목표가 하향은 실적 발표 전부터 시작됐다. 7월 들어 LS증권이 5만5000원, 신한투자증권이 7만5000원에서 6만1000원, 교보증권이 7만6000원에서 5만7000원, KB증권과 DB증권이 각각 5만7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한화투자증권은 7만원에서 6만2000원으로 내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실적 전망 보고서를 낸 증권사 10곳 중 9곳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삼성증권은 4만4000원으로 가장 낮은 값을 제시했다.

실적이 나온 뒤에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7일 메리츠증권은 7만5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31% 내렸고, 하나증권은 7만5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낮췄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연결 실적은 이제 깨끗해졌지만 프리미엄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AI 수익화는 내년부터

실제로 AI 서비스의 상황이 좋지 않다. 카카오의 AI 서비스 부문은 2분기 58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년 전보다 160억 원 늘었다. 지난해 누적 손실은 1700억 원이었다. 이용자 지표는 나쁘지 않다. ‘챗GPT 포 카카오’의 2분기 누적 이용자는 1300만명, 일평균 체류시간은 8분에 가깝다. 그러나 이 트래픽은 아직 매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카카오가 이번에 처음 내놓은 시간표는 이렇다. 올해 말까지 카카오톡 내 AI 서비스 월간 활성 이용자 1000만 명, 2027년 거래 수수료·구독료·AI 광고로 수익화 시작, 2028년 톡비즈 매출에서 AI 매출 비중 두 자릿수. 하지만 카카오 주가는 6월 이후 3만 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6월 기록한 최고가 16만9500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정신아의 카카오는 약속한 대로 갔다. 계열사를 덜어냈고, 카카오톡과 AI로 조직을 다시 짰고,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썼다. 관건은 AI 실적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2028년 AI 매출 가이던스로는 AI 에이전트의 수익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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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정 에디터

산업부 이슈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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