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교역국에 “엄청난 대가” 경고한 트럼프, 중국 제재할까
이란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도 경제적 불이익을 줄지는 불분명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달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다.
이란 교역국에 “엄청난 대가” 경고한 트럼프, 중국 제재할까
이란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도 경제적 불이익을 줄지는 불분명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달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다.
최문정 에디터
산업부 이슈를 다룹니다.

이란 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꺼내든 ‘가장 파괴적인 경제 작전’에 맞서 “또 다른 실패가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6개월간 끌어온 전쟁이 경제적 압박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협상은 아직 지지부진하다.
WHY WE WROTE THIS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경제전으로 번지고 있다.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겨냥한 트럼프의 압박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교역과 에너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파는 한국에도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이란이 국제 무역과 금융 거래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돕는 나라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는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전이자 고립 작전이 될 것”이라며 “자국 금융기관이나 기업, 공항, 정부기관 등이 어떤 형태로든 이란의 숨통을 이어가는 데 도움을 준다면 해당 국가는 엄청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동맹국에도 추가적인 대이란 제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란이 전 세계에 테러를 확산할 수 있는 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전환점이 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빗대 “경제적 디데이(D-Day)”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란의 고립과 위협 저지를 위해 모든 동맹국이 미국과 손잡아야 한다”고 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최대 수준의 경제적 압박’을 가하겠다고 예고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건 양면 공세다. 현재 미국은 이란을 봉쇄 중이고,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이란에서 잘 먹힐 것이고, 우리는 이 정권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은 구체적인 제재안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란 “군사전쟁 실패하자 경제전쟁”
이란은 미국의 위협에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다. 오히려 6개월 가까이 이어진 전쟁이 미국 경제에 미친 영향을 꼬집었다. 이번주 미국 국가부채는 40조 달러를 돌파했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전례 없는 부채와 급증하는 이자 비용이라는 미국 자신의 위기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실패한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는 것은 더 큰 패배와 이란 국민의 적대감만 불러올 것”이라며 “미국의 경제적 테러 행위는 세계 경제와 각국의 주권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도 미국이 지난 6개월간 이란의 붕괴를 거듭 경고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일 SNS에 “미국은 이란이 붕괴 직전에 놓여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동맹국의 도움을 애걸하고 있다”며 “애초에 상황 판단을 잘못한 것이 문제다. 이를 덮으려 할 때마다 스스로 더 큰 실패를 만들어낼 뿐”이라고 적었다. 이어 “군사전쟁에서 성과를 얻지 못하자 이번에는 ‘경제전쟁’이라는 또 다른 실패작을 꺼내들었다”고 비판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기간 이란을 향해 강도 높은 언사를 이어왔다. 지난 4월에는 이란이 합의 시한을 지키지 않을 경우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고, 7월 말에는 수도 테헤란을 향한 “대규모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두 위협 모두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경제적 압박은 이미 강화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보다 하루 앞서 아랍에미리트(UAE)는 미사일 공격 소식에 이란과의 무역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UAE는 이란의 주요 역내 교역 거점이다. 미국도 개전 이후 이란의 군사 역량에 투입되는 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최대 압박’ 정책을 펼치며 경제제재 수위를 높여왔다.
이란에서는 아예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에브라힘 레자에이 이란 의원은 “트럼프가 경제전쟁을 격화하는 데 대한 최선의 대응은 NPT에서 탈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1968년 NPT에 서명하고 1970년 비준했다. 이에 따라 비핵보유국으로서 핵무기를 제조하거나 획득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아야 한다는 점을 미국의 군사행동 근거로 거듭 제시해왔다. 그는 19일 백악관의 새 헬기 착륙장 공개 행사에서 “이란은 핵무기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 핵무기를 없애야 한다.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거듭 말했다.
휴전 끝났지만 협상은 교착
미국과 이란의 협상은 현재 교착 상태다. 양국은 지난 6월 17일 서명한 양해각서(MOU)의 해석부터 엇갈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경제적 압박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MOU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료 없이 전면 재개방하고, 이란의 핵 능력 등을 논의하기 위한 기술 협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60일간 휴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쟁 이전에는 전 세계 석유류 소비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났다.
그러나 양국은 합의 내용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포괄적 합의에 이르기 전 전투가 재개됐고 60일 휴전 시한도 끝났다. 새로운 휴전 합의가 이뤄질 조짐도 거의 없다.
갈등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 문제도 다시 불붙었다. 이란은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조건으로 미국에 6가지 요구안을 내놨다. △이란에 대한 위협과 모욕 중단 △이란과 레바논·팔레스타인·예멘·이라크 등 동맹 세력에 대한 전쟁과 공격의 영구 중단 △해상 봉쇄 해제 및 이란 주변 해·공군 병력 철수 △두 차례 전쟁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전액 배상 △대이란 제재 철회 △동결·압류된 이란 국민의 자산 반환 등이다.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고위 의원은 20일 이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역내 주둔을 “즉각 끝내라”고 요구했다. 이어 “또 다른 실수나 오판이 발생한다면 이전보다 훨씬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요구를 거부했다. 오히려 협상 대표들에게 이란이 “도로에서의 폭탄 공격과 여러 폭력 행위를 통해 죽이거나, 부상입힌 모든 사람”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라고 지시했다.
중국도 제재하나
압박은 미국의 동맹국에도 향하고 있다. 오랜 안보 파트너인 오만은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상선 운항을 놓고 합의에 근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만이 방해한다면 완전히 박살이 나도록 폭격하겠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교역국이자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까지 압박한다면 중국을 어떻게 다룰지가 관건이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의 제재가 중국에도 적용되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그는 “많은 논의는 비공개로 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누구나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고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기를 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도 이 대열에 동참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 중국에도 경제적 불이익을 줄지는 불분명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달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다.
글 Tiago Ventura
편집 최문정 에디터
이 기사의 원본보기: Iran Hits Back at Trump’s Threat of a ‘Crushing’ Economic ‘D-Day’ Campa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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