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공원>의 다음을 상상하다, <오크 스트리트의 종말>

80년대 공룡 영화의 향수를 불러오는 동시에, 가족과 관계의 불안을 현재적인 감각으로 담아낸 생존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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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공원>의 다음을 상상하다, <오크 스트리트의 종말>
(왼쪽부터) <오크 스트리트의 종말>에서 그렉 역을 맡은 이완 맥그리거와 데니스 역을 맡은 앤 해서웨이사진=워너 브라더스 픽처스

1993년 6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걸작 <쥬라기 공원>이 처음 극장에 등장한 지 어느덧 33년이 흘렀다. 그 운명적인 여름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의 SF 생존 스릴러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공룡 영화의 왕좌를 지켜왔다. 이제 <오크 스트리트의 종말>은 선사시대의 공포에 진정한 페이소스를 더한 공룡 블록버스터가 여전히 유의미한 시도를 보여준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1990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쥬라기 공원>은 영화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괴수 영화의 공포를 선사했을 뿐 아니라, 과학적 오만과 인간이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날카롭게 경고하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여기에 주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작품을 단단하게 받쳤다. 하지만 수많은 속편과 리부트를 거치는 동안 이 프랜차이즈는 울림 있는 인물 중심의 드라마에서 점점 멀어져, 박진감 넘치는 액션 시퀀스와 갈수록 더 괴물 같은 생명체를 선보이는 데 집중하게 됐다. 말하자면 <쥬라기 공원> 세계관 밖에서는 공룡 영화라는 장르를 새롭게 변주해 성공한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다.

<오크 스트리트의 종말>에서 알로사우루스에게 쫓기는 브라이언(크리스천 컨버리)과 오드리(메이지 스텔라)의 모습, 출처=워너 브라더스 픽처스

그런 가운데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오크 스트리트의 종말>이 등장했다. <팔로우>와 <언더 더 실버레이크>의 데이비드 로버트 미첼이 각본과 연출을 맡고, <클로버필드> 시리즈와 <슈퍼 에이트>의 J.J. 에이브럼스가 제작한 이 작품은 플랫 가족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1980년대 미시간의 한 교외 주택가가 의문의 우주적 사건으로 인해 통째로 원시시대로 이동하면서, 그렉(이완 맥그리거)과 데니스(앤 해서웨이), 그들의 두 자녀인 오드리(메이지 스텔라)와 브라이언(크리스천 컨버리), 그리고 말썽꾸러기 반려견 스타벅(브리스킷과 버즈라는 이름의 두 마리 강아지가 번갈아 연기했다)으로 구성된 플랫 가족은 생존을 위해 싸우게 된다.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공격적이고 굶주린 육식 공룡들이다. 공룡들은 평온했던 동네 거리를 순식간에 자신들만의 잔혹한 먹이터로 바꿔놓는다. 러닝타임이 100분이 채 되지 않기 때문에, 영화는 이 사건의 다소 황당한 과학적 설명에 그리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대신 원시시대라는 반전을 더한 교외의 불안과 가정 내 긴장을 그린 스릴러에 집중한다.

미첼은 <오크 스트리트의 종말>의 복고적인 분위기에 영감을 준 것이 무엇이었는지 묻는 The AU Review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릴 때 느꼈던 그 감정을 다시 기억해 보는 거예요. 마당에 서서 근처 막다른 골목을 바라보고, 숲을 내려다보던 때의 감정이죠. 낡은 벽돌이나 돌로 된 담장이 하나 있었고, 그 너머 그림자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상상하곤 했어요. 그렇잖아요? 철조망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고요. 어릴 때 제가 봤던 영화나 읽었던 이야기들을 떠올리면서, 그런 것들이 내가 사는 교외의 세계에도 존재한다고 상상했어요. 그리고 어른이 된 뒤에는 그때 느꼈던 감정을 다시 되짚어보려고 했죠. 그 감정은 제 뇌리에 꽤 깊이 새겨져 있다고 생각해요.”

플랫 가족과 이웃들은 끈질기게 따라붙는 벨로시랩터 무리와 배회하는 알로사우루스, 그리고 먹잇감에 몰래 다가가는 것을 유난히 즐기는 거대한 뱀을 비롯한 여러 포식자와 맞서야 한다. 하지만 <오크 스트리트의 종말>이 조명하는 것은 사람을 잡아먹는 공룡들의 위협만이 아니다. 영화는 플랫 가족을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리려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부부 사이의 갈등도 파고든다.

(왼쪽부터) <오크 스트리트의 종말>에서 그렉 역의 이완 맥그리거, 브라이언 역의 크리스천 컨버리, 오드리 역의 메이지 스텔라, 데니스 역의 앤 해서웨이, 출처=워너 브라더스 픽처스

그렉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불안을 견디기 위해 술을 마시는 동안, 데니스는 가정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비밀 소설 쓰기로 쏟아낸다. 그 소설은 가족을 뒤로한 채 뉴욕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한 주부의 이야기다. 해서웨이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사고방식에 대해 Time Out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데니스는 많은 여성들이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남편의 집으로 들어가던 시대에 성장한 사람이에요. 저는 데니스가 칼 한 자루만 들고 티타노보아와 맞설 수 있을 거라고는 세상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것 같은 여성으로 보이길 바랐어요.”

수억 년 전의 과거로 내던져진 뒤, 그렉과 데니스는 원시 정글 한가운데 떨어졌을 때 마주하게 된 위험한 현실과 자신들의 관계를 무너뜨리고 있던 숨겨진 진실을 동시에 직면해야 한다. 물론 당장 더 시급한 문제는 날뛰는 공룡들이다. 그리고 미첼은 플랫 가족이 처한 상황이 생사를 가르는 문제라는 사실을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분명하게 보여준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오크 스트리트의 종말>을 보러 가는 관객이라면 몇 번쯤 숨을 삼키게 될 만한 놀라움을 각오해야 한다.

일단 살육이 시작되면 미첼은 좀처럼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영화의 결말에 이르러서는 어느 정도의 개연성을 눈감아줘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때까지의 여정은 짜릿하고, 유쾌하며, 감정적이고, 사나운 매력이 있다. <쥬라기 공원>이라는 선배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오크 스트리트의 종말>은 모두가 사랑하는 1980년대 앰블린 클래식 영화들의 정서를 이어받으면서도, 훨씬 더 사나운 이빨을 드러낸다.

글 Megan McCluskey

편집 조예은 에디터

이 기사의 원본보기: The End of Oak Street Is the Best Dinosaur Movie Since Jurassic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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