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음주율 역대 최저, 공화·무당층서 감소 두드러져
미국 갤럽 여론조사에서 “술을 마신다”고 답한 성인은 54%였다. 193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다만 민주당 지지층의 비율 변화는 크지 않았다.
미국인 음주율 역대 최저, 공화·무당층서 감소 두드러져
미국 갤럽 여론조사에서 “술을 마신다”고 답한 성인은 54%였다. 193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다만 민주당 지지층의 비율 변화는 크지 않았다.

장유정 에디터

미국인의 음주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갤럽이 7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술을 마신다”고 답한 미국 성인은 54%에 그쳤다. 작년과 같은 이 비율은 1939년 갤럽이 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갤럽의 미국 사회연구 담당 이사인 리디아 사드는 “작년에는 감소가 일시적 반응인지 지켜봐야 했다면, 올해 결과는 이 변화가 지속적이라는 걸 보여준다”며 “모든 연령대에서 음주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 비율은 2022년 67%에서 2023년 62%, 2024년 58%, 2025년 54%로 3년 연속 하락했다. 올해는 54%로 전년과 같았지만, 역대 최저 수준이 이어졌다.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
건강에 대한 우려가 음주 감소의 배경으로 꼽힌다. “술이 건강에 나쁘다”고 답한 미국인은 올해 절반을 넘었다. 10년 전에는 26%에 불과했다.
알코올이 건강에 미치는 장기 영향에 관한 연구를 접했다는 응답도 86%로, 2024년보다 7%포인트 늘었다. 음주는 여러 종류의 암과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간질환·심장질환을 비롯한 다른 건강 문제의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드 이사는 “음주 감소는 건강 위험에 대한 우려 급증과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WHY WE WROTE THIS
미국인의 음주율이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2024년 기준 20대의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은 1년 새 32% 줄었고, 술을 거의 안 마시는 20대 비율은 2005년 조사 이래 최고치(56%)를 기록했다.
알코올, 여전히 위험한 약물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만으로 미국 음주 실태 전체를 판단할 수 없다고 본다. 음주율이 줄었어도 알코올은 담배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내는 약물이다. 매년 약 17만8000명이 알코올로 목숨을 잃는다. 토마스 베이버 코네티컷대 의대 명예교수는 “건강을 더 많이 생각하고, 술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가벼운 음주자들의 절주나 금주로 인해 전체 수치가 낮아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생과 고령층 등 일부 집단에서는 여전히 과음 문제가 심각하다. 베이버 교수는 “알코올 섭취는 만성질환을 비롯한 여러 건강 문제의 최대 위험 요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2025년 전국 약물사용·건강조사(NSDUH) 결과, 술을 마시는 청소년과 성인의 약 10%(1450만 명)는 한 달에 5일 이상 폭음하는 ‘과음자’였다. 2021년 이후 폭음자 수는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미성년자의 폭음 비율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그대로였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폭음률은 2021년 12%에서 2025년 10%로 소폭 줄었다.
대마초, 다이어트약, 그리고 정치
사람들이 술을 덜 마시게 된 요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미네소타대 공공보건정책 전문가 트레이시 투미는 건강 우려가 주된 요인이겠지만 다른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마초 사용 증가, GLP-1 계열 약물(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 치료제)의 인기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그는 봤다. 투미는 “대체 현상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연구를 통해 답해야 할 질문”이라고 했다.
정치적 요인도 거론됐다. 갤럽의 사드 이사는 공화당 지지자와 무당층 사이에서 음주가 크게 줄었지만, 민주당 지지자의 주류 소비량은 2023년 이후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정치적 메시지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메시지가 공화당 지지자와 무당층에게 특히 더 효과적인 건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강한 알코올 규제 메시지가 나온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행정부가 개정한 ‘2025~2030 식이 가이드라인’은 하루 알코올 섭취 권장 한도를 아예 명시하지 않았다. 대신 “건강을 위해 술을 줄이라”는 정성적인 문구로 대체했다. 기존 가이드라인은 남성 하루 2잔, 여성 하루 1잔 이하로 정량적인 기준을 명시한 바 있다.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를 이끄는 메흐메트 오즈 박사는 당시 “술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주는 사회적 윤활유”가 될 수도 있다며 “가장 이상적으로는 술을 안 마시는 게 좋지만, 사람들에게 어울릴 구실을 주는 것도 사실이고, 친구들과 안전하게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건강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연구들을 근거로 “안전한 알코올 섭취량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글 Dominique Mosbergen, Health correspondent
편집 장유정 에디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