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캐나다 관세전 본격화, 캐나다 50% 관세 맞대응

미국과 캐니다는 서로가 막판에 새로운 요구를 제기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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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캐나다 관세전 본격화, 캐나다 50% 관세 맞대응
지난 22일(현지시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오른쪽)와 도미니크 르블랑 대미 통상장관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결렬된 후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이 22일(현지시간) 결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50% 관세가 다음 날 발효되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9월부터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섰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수입업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발표한 관세가 토요일부터 시행된다고 통보했다. 대상은 하키 스틱, 건축자재, 의류, 맥주, 치즈 등 200억 달러(약 28조 원)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이다.

양국은 당초 관세 부과 시한을 사흘 연장한 뒤 수주간 협상을 이어왔다. 트럼프는 지난 19일 트루스소셜에 “양국이 합의에 도달했기 때문에 관세를 유예한다”고 썼다. 그러나 카니 총리는 22일 밤 성명에서 “진전이 캐나다 국민을 위한 우리의 목표를 충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카니는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중단하고, 캐나다 협상단에 오타와 복귀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막판 합의안을 변경했다며 “불공정하고 경제성이 없을 뿐 아니라, 어떤 합의든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3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캐나다가 이번 주 초 합의한 조건에 따라 무역협정을 최종 타결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캐나다가 새로운 요구를 제기하고 기존 약속을 번복하면서 최근 며칠간 어렵게 맞춘 균형이 무너졌다”며 “캐나다가 미국과 협력할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했다.

카니 총리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관세에 ‘달러 대 달러’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 규모만큼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는 뜻이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고, 그들이 요구하는 것을 내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보복 관세는 철강·유제품·가전제품·농기계·펄프·제지·전자제품 등 미국산 제품에 적용되며, 9월 8일부터 시행된다.

여론도 강경 대응 지지

협상 결렬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캐나다 국민 다수는 대미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앵거스리드연구소 조사에서 캐나다 응답자의 65%는 정부가 미국을 ‘잠재적 위협’ 또는 ‘적대국’으로 간주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달 레제르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6%는 연방정부가 무역·관세 협상에서 워싱턴에 더 이상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유연한 대응을 주문한 응답자는 31%였다.

이번 관세는 캐나다의 대미 수출 가운데 약 5%에만 적용된다. 그러나 협상 결렬은 이미 악화한 양국 관계에 추가 균열을 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와 카니는 트럼프가 지난 1월 백악관에 복귀한 뒤 공개적으로 신경전을 이어왔다. 올여름 캐나다 경제가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졌다는 보도가 나오자 트럼프는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재차 꺼냈다.

카니는 지난 5일 토론토 주택정책 행사에서 텔레프롬프터가 멈추자 “어떤 세계 지도자와 달리 나는 이를 음모로 보지 않는다”고 말해 트럼프를 겨냥했다. 트럼프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연설 도중 텔레프롬프터가 고장 나자 ‘고의적 방해’ 가능성을 거론한 것을 비튼 것이다.

트럼프는 같은 날 라스베이거스 행사에서 캐나다 지도부를 “지독하다(nasty)”고 불렀다. 카니는 “어려운 협상”이라며 “캐나다에는 일자리와 기업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고 맞받았다.

무역협상이 중단되고 양국이 맞보복 관세를 예고하면서, 미·캐나다 갈등은 정상 간 설전을 넘어 본격적인 통상전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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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덕

문상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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