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약 부족” 제보자 색출에 거짓말탐지기 꺼낸 美국방부

이란과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핵심 탄약 재고가 줄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국방부는 유출자를 찾기 위해 군·민간 인사 수십 명을 대상으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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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약 부족” 제보자 색출에 거짓말탐지기 꺼낸 美국방부
2026년 9월 2일 미국 워싱턴DC 펜타곤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맞이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 국방부가 8월 군 장교와 민간 직원 수십 명을 대상으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실시했다. 미국의 무기 비축량 감소 관련 정보가 언론에 유출된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주 처음 보도한 이번 검사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7월 국방부와 법무부의 합동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발표한 뒤 이뤄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언론에 민감한 정보를 “무단 공개”한 사람을 찾아내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숀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TIME에 보낸 성명에서 국방부가 조사 중인 사안에는 논평하지 않는다면서도 “기밀 국가안보 정보가 유출되는 모든 사안을 극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그에 따라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밀 정보를 보호하는 것은 미국과 전 세계에 배치된 우리 장병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NYT에 따르면 8월 조사 대상에는 미 합참 관계자 약 50명이 포함됐다. CBS뉴스도 이에 앞서 올여름 미 중부사령부 관계자를 포함한 당국자 수십 명이 검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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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이 장기화되며 재고 부족에 시달리는 패트리엇과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방어 수단이기도 하다.

미 국방부가 거짓말탐지기를 돌린 이유

올여름, 관계자들은 장거리 정밀유도미사일과 방공 요격미사일을 포함한 미국의 일부 핵심 탄약의 재고가 위험할 정도로 줄었다고 언론에 전했다. 이란과의 전쟁이 계속되며 재고는 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들은 워싱턴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7월 31일(현지 시간) 캠프데이비드를 방문했을 당시 이 문제를 놓고 헤그세스 장관과 충돌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선택지를 제한할 정도로 심각해진 탄약 부족 상황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탄약 부족 자체를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막대한 양의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며 “일부 종류는 특히 많고, 필요에 따라 대량 생산되어 미국에 공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에 정보를 유출하다 적발된 사람들에게 장기간의 징역형을 내려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 반역적인 발언을 흘린 ‘유출자들’을 추적하고 있다”며 “장기간의 징역형을 구형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별도의 게시물에서는 자신이 헤그세스 장관과 다퉜다는 사실도 부인했다. 관련 보도를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관련 보도에 대한 공격 수위를 한층 높였다. 탄약 부족 문제를 보도한 언론사들을 이란과의 분쟁을 “정확하게 보도”하기를 거부하는 “반역적인 쓰레기들”이라고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반적인 탄약 부족을 거듭 부인했지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분석은 달랐다. CSIS는 7월 말 미국의 요격미사일 재고가 감소했다고 추산했다.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은 1000발 미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미사일은 약 250발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이 보유한 정확한 무기 비축량은 기밀이다. 전직 국방정보 당국 관계자이자 시민단체 ‘전쟁 없는 승리(Win Without War)’ 선임연구원인 해리슨 만은 여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만은 TIME에 “그것은 미국의 어떤 적국에게든 가치 있는 정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상당한 수준으로 탄약이 바닥났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적대국이 미국의 억지력을 평가하는 방식이 달라진다”고 했다.

다만 그는 실제로 무기가 부족해진다면 일반 대중은 물론 이란도 이를 알아챌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만은 “영리한 사람이라면 무엇이 생산됐는지를 보고, 또 전장에서 무엇이 소모됐는지를 살펴보면서 미국이 무기를 얼마나 소모했는지 상당히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량이 반드시 철저히 보호되는 비밀인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물론 [미 국방부 당국자들과] 같은 수준의 정확도는 아닐 수 있다”면서도 “미국의 원거리 타격이 예전보다 줄어들면 이란은 바로 알아챌 수 있다. 미국과 협력국의 요격미사일이 바닥나면 그 사실은 누구에게나 드러난다”고 말했다.

CSIS 국방·안보 부문의 마크 캔시언 선임고문은 자신과 동료가 “비기밀” 자료만을 이용해 탄약 감소에 관한 CSIS의 7월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캔시언은 “싱크탱크에 있는 두 사람이 전적으로 비기밀 자료만으로 이런 분석을 할 수 있다면, 수만 명의 정보요원을 보유하고 훨씬 더 좋은 정보원을 가진 중국은 훨씬 더 정확한 숫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짓말탐지기 규정과 실제 조사 결과

미 국방부는 거짓말탐지기를 국가안보국(NSA)이나 국방정보국(DIA) 같은 정보기관의 채용 전 심사와 신원 검증, 기밀 정보 유출 수사 등에 활용한다. 특정인을 대상으로 검사하려면 사전 면담을 거쳐야 하며, 그가 사건을 알고 있거나 관여했다고 볼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다른 조사 방법을 충분히 활용한 뒤에도 거짓말탐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번 조사에서 이런 요건을 모두 지켰는지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도 밝히지 않았다.

다만 CBS뉴스는 언론에 정보를 유출했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에서 거짓말 판정을 받은 사람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당국자들은 언론에 기밀 정보나 줄어든 탄약 비축량에 관한 정보를 전달했는지 등을 질문받았다.

이번 조사를 잘 아는 관계자들은 검사가 유출자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기밀 정보를 언론에 흘리려는 당국자들을 억제하려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NYT에 전했다.

거짓말탐지기 조사, 이례적인 건 대상과 규모

정보 유출 수사에 거짓말탐지기를 쓰는 것 자체가 아예 없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처럼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조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당국자들은 CBS뉴스에 말했다.

컬럼비아대 법학 교수인 데이비드 포즌은 연방정부 내부 정보 유출을 분석한 하버드 로리뷰 논문에서 “때때로 태스크포스들은 백악관이 정보 유출 수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일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해 왔다”고 썼다. 이어 “거짓말탐지기 사용을 정례화하고, 언론과 대화하는 정부 직원들이 사전에 이를 알리도록 한 뒤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 요약하도록 하는 방식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치는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당시 실제로 시행됐다. 레이건은 기밀 정보 무단 공개 사건을 조사할 때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검사 결과만을 근거로 직원을 징계하지는 못하도록 했다.

이후 행정부에서도 정보 유출 수사 과정에서 거짓말탐지기 사용이 검토되거나 실제 활용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연방수사국(FBI)은 9·11 테러 관련 정보 유출 사건을 수사하면서 미 의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과 직원 약 100명을 면담했다. 요원들은 이들에게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받을 의향이 있는지 자주 물었지만 대부분 거부했다.

이후 고위 군 당국자 수십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정보 유출 수사에서도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했다.

2025년 초 국토안보부는 이민 단속 계획을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찾기 위해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실시했다. 같은 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실 구성원들도 정보 유출 수사 과정에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FBI 역시 카시 파텔 국장의 지시에 따라 2025년부터 정보 유출 수사에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올해에도 파텔의 현직·전직 경호 인력 20여 명과 일부 IT 직원들이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텔의 리더십에 관한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경위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럼에도 캔시언은 거짓말탐지기가 고위 군 당국자보다 정보기관에서 훨씬 일반적으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처럼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내부 이견 제기까지 위축될까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확인된 유출자는 없다. 조사 과정에서 실제 유출자가 발견됐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번 검사가 당국자들의 정보 공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캔시언은 고위 국방부 당국자들이 언론 유출을 걱정하지 않고 직원들과 솔직하게 대화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행정부가 그것을 우려한다. 이번 행정부는 그것을 특히 우려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출자 색출이 강화되면 장교들이 우려를 문서로 남기거나 공식적인 반대 의견을 제기하고, 허용된 내부 채널에서 솔직하게 말하는 것까지 주저할 수 있다. 미 합참은 전 세계 전투사령부와 조율하며 민간 지도부에 대비태세와 위험, 작전 지속 가능성을 가감 없이 평가해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캔시언은 “회의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참석할 수 있는 사람도 점점 줄어든다”며 “인원이 많아지면 누군가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만은 거짓말탐지기가 결과가 “불확실한” 도구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짓말탐지기를 속일 수도 있고 위양성(실제로는 거짓말이 아닌데 거짓말로 판정되는 경우)이 나올 수도 있다”며 “많은 사람을 상대로 거짓말탐지기를 한다고 해서 진상을 반드시 밝혀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을 위협하고 정보 유출을 억제하는 도구로서는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만은 이번 대규모 거짓말탐지기 조사가 이란 작전 지속을 둘러싼 압박 속에서 헤그세스 장관이 직원들의 충성심을 시험하는 수단이라고 봤다. 이번 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헤그세스를 국방장관 직에서 교체하라고 촉구했다.

만은 “이란 전쟁과 별개로 (헤그세스는) 국방부 조직을 개인적 충성심이 더 강하게 작동하는 방향으로 재편하려 상당히 애써 왔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종종 대비태세나 전투 효율성을 희생하면서까지 그렇게 했다”며 “이번 일은 자신이 이끄는 관료조직을 매우, 매우 강하게 장악하려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결과 중 하나”라고 했다.

글 Rebecca Schneid, Reporter

편집 장유정 에디터

이 기사의 원본보기: What the Pentagon’s Sweeping Polygraph Hunt Has Revea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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