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헬기 공동개발 제안한 록히드마틴 “한국, 단순 구매국 아닌 파트너”
록히드마틴 측은 “미국에는 한국의 우수한 제조 역량을 활용할 기회를, 한국에는 차세대 방산 혁신을 가속화할 기술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헬기 공동개발 제안한 록히드마틴 “한국, 단순 구매국 아닌 파트너”
록히드마틴 측은 “미국에는 한국의 우수한 제조 역량을 활용할 기회를, 한국에는 차세대 방산 혁신을 가속화할 기술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제니 에디터
정치·사회 분야 취재 보도를 담당합니다.

“한국만을 위해 개발할 것인가(developed for Korea), 한국과 함께 개발할 것인가(developed with Korea).”
세계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에서 차세대 고속중형기동헬기(HSMUH)의 공동 개발을 한국 측에 제안하고 나섰다. 한국 기업들을 설계 초기 단계부터 참여시키고, 글로벌 공급망에도 편입시키겠다는 게 골자다.
록히드마틴의 헬기 사업 자회사 시코르스키의 딜런 랜디스 신사업개발부문 아시아·태평양 총괄매니저는 9일 국회에서 열린 ‘한미 방산협력의 미래’ 세미나에서 한국과의 공동 개발 구상을 밝혔다. 그는 ‘X2 고속중형기동헬기’의 상세 스펙을 함께 공개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가 공동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는 방위사업청 관계자 및 여야 국회의원, 한미 방산 기업 주요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소개된 X2 고속중형기동헬기는 헬기의 오랜 약점인 속도 한계를 겨냥한 기종이다. 로터(회전날개) 하나로 뜨는 힘과 나아가는 힘을 모두 만드는 일반 헬기는 속도를 올리면 날개 주변 공기 흐름이 무너져 더 빨라지지 못한다. X2 헬기는 로터를 두 겹으로 겹쳐 반대 방향으로 돌리는 ‘동축반전 강성 로터’로 이 문제를 줄이고, 기체 뒤에 ‘푸셔 프로펠러’를 달아 앞으로 미는 힘을 따로 만들었다. 시코르스키는 이 설계로 최대 속도 시속 290㎞대인 UH-60(블랙호크)보다 100㎞ 이상 빠른 시속 약 400㎞ 비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랜디스 총괄매니저는 “X2 고속중형기동헬기는 한미가 국방 산업 협력을 통해 어떻게 전략적 우위를 구축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예시가 될 것”이라며 “구상 단계부터 한국과의 공동 개발, 생산, 군수 지원 등을 폭넓게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랜디스 총괄매니저는 한미 공동개발 사업이 양국에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의 방산 제조 역량에 대해 “한국은 첨단 복합재 생산 인프라인 오토클레이브(Autoclave) 등 뛰어난 제조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한국 엔지니어들이 설계와 개발 단계부터 직접 참여하고, 제품의 사양을 정의하며, 독자적으로 개량·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전문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X2 고속중형기동헬기 공동개발 제안은 미국에는 한국의 우수한 제조 역량을 활용할 기회를, 한국에는 차세대 방산 혁신을 가속화할 기술을 제공하는 ‘상호 승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한국과 함께 차세대 국방 역량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유용원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미국의 유력 방산 기업이 한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메시지를 내는 동시에 방산 분야에서의 공동 개발 의향을 물어오며 좋은 제안을 해줬다”며 “향후 양국 간의 계획이 구체화된다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환영했다.
한국과 록히드마틴의 항공기 공동개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T-50 고등훈련기가 대표적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주계약자로 개발을 주도하고, 록히드마틴이 항공전자·비행제어체계와 주익 개발 등을 맡았다. 다만 당시에는 항전 소프트웨어와 개발 데이터에 대한 권리가 록히드마틴에 남아, 이후 수출과 파생형 개발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구조가 이어졌다. 이번 사업에서 한국의 개발 참여 범위와 권한은 향후 업무 분담과 기술이전 조건이 정해지면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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