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과거는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 <더 드라마>
끔찍한 기억을 고백한 엠마와 그를 사랑하는 찰리. 크리스토퍼 보글리는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사랑과 정직, 그리고 개인의 도덕적인 경계를 묻는다.
사랑하는 사람의 과거는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 <더 드라마>
끔찍한 기억을 고백한 엠마와 그를 사랑하는 찰리. 크리스토퍼 보글리는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사랑과 정직, 그리고 개인의 도덕적인 경계를 묻는다.
조예은 에디터

*주의: 이 글에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더 드라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더 드라마>가 충격적인 반전을 공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고작 20분 남짓이다. 영화는 곧 결혼을 앞둔 찰리(로버트 패틴슨)와 엠마(젠데이아)가 자신들의 관계에서 중요한 순간들을 돌아보며 결혼식 축사를 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커피숍에서의 우연을 가장한 만남으로 시작해, 첫 데이트에서 그 무해한 거짓말을 털어놓는 순간까지. 우리는 이 오프닝 몽타주를 지나 결혼식을 앞두고 열린 시식 디너 자리로 두 사람을 따라간다. 그곳에는 신랑 찰리의 총괄 들러리인 마이크(마무두 아티)와 신부 엠마의 들러리이자 마이크의 아내 레이첼(알라나 하임)도 함께한다.
저녁 자리에서 레이첼은 한 가지 게임을 제안한다. 서로가 살면서 저지른 일 중 가장 끔찍했던 일을 털어놓는 것. 마이크와 찰리, 레이첼이 차례로 이야기를 꺼낸다. 마이크는 공격해 오는 개를 피하기 위해 전 여자친구를 방패로 삼았던 일, 찰리는 한 동급생을 사이버 괴롭힘으로 몰아붙여 결국 그 가족이 다른 곳으로 이사하게 만든 일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세 사람 가운데 어쩌면 가장 충격적인 고백은 레이첼의 차례에서 나온다. 어린 시절의 한 ‘느린’ 친구를 버려진 RV 안의 옷장에 가두고 그대로 떠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라며, 그는 살아남았다고 레이첼은 덧붙인다. 이제 엠마의 차례다. 눈에 띄게 불안해하고 술에도 꽤 취한 엠마는 결국 고백 하나를 꺼내놓는다. 그리고 그 순간은 작가이자 감독인 크리스토퍼 보글리의 논쟁적이고 불편한 코미디가 돌이킬 수 없는 지점으로 접어드는 순간이 된다.
<더 드라마>의 반전은 무엇인가?

엠마의 설명에 따르면, 친구 하나 없이 외롭고 서툴렀던 열다섯 살 시절, 그는 학교 총격을 계획했고 실행에 옮기기 직전까지 갔다. 엠마의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 이유 역시 이때의 일과 관련이 있다. 아버지의 소총으로 사격 연습을 하다가 고막을 터뜨린 것이다. 이 고백을 들은 세 사람의 반응은 저마다 달랐다. 약혼자인 찰리는 불안한 듯 애매하게 반응하고, 레이첼은 분노하는 등 충격과 경악의 정도도 제각각이다.
엠마가 술에 취해 너무 많은 말을 쏟아낸 것을 곧바로 후회한다. 구토까지 하는 불상사가 이어지니까. 하지만 이미 저지른 실수를 되돌릴 방법은 없다. 결혼식까지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찰리는 자신이 곧 결혼할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과연 그를 정말 알고 있는지, 그리고 믿을 수 있는지를 두고 걷잡을 수 없이 혼란에 빠진다.
<더 드라마>는 어린 엠마(조딘 커렛)가 총격을 계획하는 장면과 현재의 이야기를 교차해 보여주며 찰리가 처한 딜레마를 더욱 생생하게 만든다. 하지만 학교 총격 사건이 유독 미국적인 비극이라는 일부 언급을 제외하면, 노르웨이 출신 감독 보글리는 이 문제에 대해 특별히 정치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대신 10대 엠마의 극심한 불안과 불편할 정도로 결여된 공감 능력으로 웃음을 끌어낸다.
우리는 엠마가 결국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않은 이유도 알게 된다. 끔찍한 일을 저지르려고 계획하던 바로 그 주, 지역 쇼핑몰에서 또 다른 총격 사건이 발생해 동급생 한 명이 목숨을 잃었던 것이다. 사건 이후 엠마는 학교에서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모임에 참여하게 됐고, 친구들도 사귀면서 총격 계획을 완전히 접었다. 그에게는 자신이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반면 찰리는 자신이 안다고 생각했던 엠마와 그 여성의 과거를 어떻게든 하나로 받아들이려 애쓰는 한편,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본인의 감정과 그의 과거에 대한 가까운 사람들의 시선 사이에서도 갈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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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드라마>는 어떻게 끝날까?

결혼식 날이 찾아왔을 때, 찰리와 엠마의 상태는 모두 좋지 않다. 좋지 않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다. 엠마는 레이첼의 노골적인 적대감을 견디려 하고 있고, 찰리 역시 연인 관계에서 잘못을 저질렀다. 결혼식 전날 회사에서 점심을 먹으며 동료 미샤(헤일리 게이츠)에게 이 상황을 가상의 이야기인 것처럼 털어놓다가, 결국 패닉에 빠진 채 추파를 던져 거의 잠자리를 함께할 뻔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결혼식 피로연은 완전히 엉망이 되고, 결국 미샤의 남자 친구 블레이크(마이클 애봇 주니어)가 찰리에게 박치기하며, 엠마가 그 자리를 떠나버린 것도 그리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이 모든 일을 통해 보글리가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찰리와 비에 흠뻑 젖은 엠마가 두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식당에서 다시 만나고, 둘만의 농담을 주고받으며 새롭게 시작해 보려 한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어둡고 풍자적이며 다소, 혹은 상당히 뒤틀린 코미디는 이제 보글리의 특기가 되어가고 있다. 그는 팝콘 팟캐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더 드라마>가 사랑과 정직, 그리고 우리가 실제로 어디까지를 도덕적인 한계로 여기는지 묻는 것은 ‘캔슬 컬처’(잘못을 저지른 인물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배척하는 현상)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연애와 헌신을 바라보는 개인의 관점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건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예요. 사회적 차원에서 각자의 선이 어디에 있는지, 무조건적인 사랑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를 결정하는 문제를 다루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영화가 탐구하는 건 좀 더 개인적인 한계예요. 가장 사적인 삶에서 우리가 얼마나 솔직할 수 있는지, 또 얼마나 결함이 있는 사람일 수 있는지에 대한 한계에 더 가까워요. 공적인 차원에서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죠. 저에게는 너무 큰 문제예요.”
결국 보글리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명확한 선을 긋는 데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대신 무엇이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를 관객 각자가 판단하도록 맡긴다. 그렇다면 보글리는 <더 드라마>를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할까? 적어도 감독 자신은 엠마와 찰리의 관계가 결국 잘 풀릴 것이라고 보는 듯하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저는 낭만주의자예요. 희망을 품고 있죠.” 그가 말했다. “두 사람의 미래가 잘될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누가 알겠어요.”
글 Megan McCluskey
한국어판 편집 조예은 에디터 sophie@timekorea.co.kr
이 기사의 원본보기: How the Final Scene of The Drama Sheds Light on the Meaning of Its Big Tw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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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에디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