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세션>의 끔찍한 반전, 커리 바커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

사랑을 소원한 대가로 돌아온 욕망과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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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세션>의 끔찍한 반전, 커리 바커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
(왼쪽부터) 영화 <옵세션>에서 니키 역을 맡은 인디 네버레티와 베어 역을 맡은 마이클 존스턴. 사진=포커스 피처스

*주의: 이 글에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옵세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옵세션> 초반부, 수줍음이 많고 자신감도 부족한 20대 음반 가게 직원 베어(마이클 존스턴)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이자 직장 동료,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니키(인디 네버레티)에게 마침내 마음을 고백할 기회를 몇 차례나 얻는다. 하지만 정작 그 순간이 오자 베어는 겁을 먹고 물러선다. 니키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하지 못한 채 그가 집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뿐이다.

답답해서 탄식이 나올 법한 장면이다. 게다가 베어는 결국 니키에게 주려고 했던 1980년대 장난감 ‘원 위시 윌로(One Wish Willow)’를 열어 니키가 세상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다. 그러자 니키는 곧바로 그의 차 창문 밖에 다시 나타난다. 베어가 알던 니키와는 전혀 다른, 훨씬 불안정하고 광기 어린 모습이다. 그럼에도 베어의 마음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는 니키를 집으로 데려와 함께 키스하고 자신의 침대에서 자게 한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108분에 걸쳐 니키는 점점 자기 파괴적이고 소유욕이 강하며 위험할 정도로 폭력적인 인물로 변해간다. 베어가 빈 소원 때문에 니키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를 향한 비정상적인 사랑에만 집착하게 된 것이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커리 바커가 <옵세션>을 통해 현대의 연애 문화에 관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그것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의 중요성이라고 한다. “우리는 모두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은 그 어느 때보다 약해진 세상에 살고 있어요.” 바커가 TIME에 말했다. “베어는 너무 겁이 많은 사람이에요. 그가 자신의 마음을 그녀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기만 했다면 이 영화에서 벌어진 많은 일은 피할 수 있었을 겁니다.”

'무언가를 소원한다면, 그건 아마 이기적인 바람일 거예요'

<옵세션>에서 베어(마이클 존스턴)가 ‘원 위시 윌로’에게 빈 소원이 니키(인디 네버레티)에게 영향을 미친다. 사진=포커스 피처스

26세의 바커는 크리에이티브 파트너 쿠퍼 톰린슨(<옵세션>에서 베어의 친구 이안을 연기한다)과 함께 유튜브 스케치 코미디 채널 ‘댓츠 어 배드 아이디어(that's a bad idea)’를 운영하며 인터넷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62분 분량의 초저예산 슬래셔 영화 <밀크 앤 시리얼(Milk & Serial)>을 만들며 장편의 호러로 영역을 넓혔다. 바커가 각본과 연출을 맡고 직접 출연한 파운드 푸티지 스타일의 이 공포영화는 2024년 8월 두 사람이 자신들의 채널에 무료로 공개한 뒤 폭발적인 입소문을 탔고, 주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관심까지 끌어냈다.

<옵세션>은 지난해 화제를 모은 영화제 데뷔 이후 포커스 피처스가 약 1,400만 달러에 판권을 인수한 작품이다. 로튼 토마토에서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기록하며 개봉 첫 주말을 맞이했고, 바커 역시 차세대 호러 거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선보일 작품도 만만치 않다. 블룸하우스의 호러 코미디 <애니씽 벗 고스트(Anything But Ghosts)>는 톰린슨과 함께 만드는 작품으로, 애런 폴과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가 출연한다. 여기에 A24가 새롭게 선보이는 <텍사스 전기톱 학살>의 재해석 작품도 있다. 바커는 이 영화를 “프랜차이즈에서 우리가 지난 6~7편의 영화에서 봐온 것과는 아주 다른 방향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커가 <옵세션>에서 오래된 클리셰인 ‘소원을 빌 때는 신중해야 한다’를 다루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우리가 가장 깊이 원하는 것일수록 결국 자신의 이익을 위한 욕망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소원한다면, 그건 아마 이기적인 바람일 거예요.” 그가 말한다. “사람들이 저한테 ‘커리, 딱 하나의 소원을 빌 수 있다면 뭘 빌 거야?’라고 물을 때면 저는 늘 ‘그 영화가 흥행에서 정말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라고 말해요. 그러면 다들 웃죠. 그런데 사실 꽤 이기적인 소원이잖아요. 세계 평화를 빌 수도 있었으니까요.”

소원을 빌면 대가를 치른다는 고전 설화 ‘몽키스 포(Monkey’s Paw)’의 설정을 비틀며, 바커는 ‘원 위시 윌로’가 무조건 저주와 같은 결과를 불러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어떤 소원을 비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모두가 ‘원 위시 윌로’가 저주받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요. 아주, 아주 신중하게 누구에게도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없다는 걸 확실히 아는 소원을 빌었다면 아마 괜찮을 거예요.” 그가 말한다. “하지만 누군가가 당신을 특정한 방식으로 느끼도록 강요하는 소원이라면, 아무리 신중하게 표현한다고 해도 소용없죠.”

‘사랑은 노력해서 얻는 거예요’

(왼쪽부터) <옵세션>에서 베어 역의 마이클 존스턴, 사라 역의 메건 롤리스, 이안 역의 쿠퍼 톰린슨. 사진=포커스 피처스

베어는 짝사랑 상대에게 친구로만 여겨지는 전형적인 ‘나이스 가이’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가 이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은 곧 섬뜩하게 변한다. 니키의 행동은 점점 더 예측할 수 없고 무서워지고, 친구들 역시 그를 걱정한다. 베어 자신도 니키의 애정이 완전히 인위적인 것임을 깨닫는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이 꿈꿔온 관계가 가짜일 뿐 아니라 심각한 학대 관계라는 사실을 개의치 않는 듯 보인다.

“베어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완전히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장면은 식당에서 그가 니키에게 대놓고 ‘당신은 세상 누구보다 나를 사랑해?’라고 묻는 순간이에요. 그건 그가 소원을 빌 때 사용했던 정확한 표현이죠.” 바커는 니키가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직후 등장하는 이 장면을 언급하며 말한다. “그러자 니키가 ‘그게 왜 중요해?’라고 묻죠. 베어는 ‘난 상관없어’라고 대답해요. 그 순간 베어가 상황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확실해지는 거죠.”

니키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섬뜩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괴물 같은 행동까지 저지를 수 있는 존재가 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주체성과 신체에 대한 자기 결정권마저 끔찍할 정도로 빼앗긴다. 그래서 진짜 니키의 모습이 잠시 돌아오는 순간들이 영화에서 가장 불안하고 불편한 장면으로 남는다. 니키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베어에게 자신을 죽여 이 모든 일을 끝내달라고 애원하기도 한다. 영화는 결국 상황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악몽 같은 방식으로 치달으면서, 베어에게 조금이라도 남아 있던 관객의 동정심마저 완전히 거둬들이도록 만드는 듯하다.

<옵세션>이 어떤 방식으로 끔찍한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는지는 스포일러를 위해 밝히지 않겠다. 다만 짝사랑 상대가 자신을 좋아하게 해달라고 소원을 비는 일만큼은, 손에 정체불명의 초자연적인 장신구가 들려 있지 않더라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바커의 말처럼 말이다. “사랑은 노력해서 얻는 거예요. 그렇지 않은 관계는 아마 잘되지 않을 겁니다.”

글 Megan McCluskey

한국어판 편집 조예은 에디터

이 기사의 원본보기: Obsession Filmmaker Curry Barker on the Inspiration Behind the Film's Horrifying Tw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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