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가 주택난 해결사를 자처한다
에어비앤비는 10년간 주거비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브라이언 체스키는 이제 주택 사업에 투자하겠다며 “주택 문제의 일부가 아닌, 해결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에어비앤비가 주택난 해결사를 자처한다
에어비앤비는 10년간 주거비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브라이언 체스키는 이제 주택 사업에 투자하겠다며 “주택 문제의 일부가 아닌, 해결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상덕 에디터

내년이면 에어비앤비는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아파트 바닥에 깔린 공기침대 몇 개에서 시작해 미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기술기업이 될 때까지, 이 회사를 이끈 사람은 브라이언 체스키였다.
자기 성찰을 그리 대접하지 않는 실리콘밸리에서 체스키는 예외적인 인물이다. 그는 기업 리더십에 관해 가장 자주 인용되는 경영자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결함을 계속 되짚는 창업자다. “창업자로서 제 가장 큰 약점은, 30대의 제 미성숙함을 동료들이 대신 치러야 했다는 점입니다.” 샌프란시스코 에어비앤비 본사에서 만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저는 그것이 장기적으로는 괜찮은 베팅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는 회사가 새 주거 대책을 발표하기 직전에 이뤄졌다. 에어비앤비는 자신이 진출한 도시의 주거비를 끌어올렸다는 비판을 받아온 당사자다.
창업자 모드
Q 여행할 때 에어비앤비에 얼마나 자주 머무십니까?
사실상 모든 여행에서 에어비앤비에 묵습니다. 최근에는 호텔에도 가끔 머뭅니다. 이제 우리 플랫폼에서도 호텔을 예약할 수 있으니까요. 곧 암스테르담에 가는데, 운하 옆의 집을 에어비앤비로 예약했습니다. 지금까지 예약한 숙소만 수백 곳은 될 겁니다. 저는 웬만하면 어느 도시를 가든 ‘집’에 머물려고 합니다.
Q 그런 경험이 회사를 바라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줍니까?
아주 크게 영향을 줍니다. 저는 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에어비앤비도 친구들과 제가 필요로 했던 경험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창업자와 리더가 자기 제품을 직접 쓰는 일은 중요합니다. 저는 이를 ‘실험실에 있느냐, 현장에 있느냐’의 차이라고 부릅니다. 사무실에 앉아 데이터만 보는 일은 쉽습니다. 하지만 데이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개 결과가 나온 뒤에야 알려주는 후행지표이고, 때로는 잘못된 결론으로 이끌 수도 있습니다.
Q 실제로 머물러 봐야만 알 수 있었던 것은 무엇입니까?
아주 많습니다. 누군가 실제로 사는 집, 세컨드하우스, 전문 관리업체가 운영하는 임대주택은 완전히 다른 경험입니다. 저는 사람이 실제로 사는 집을 선호합니다. 그 집의 물건과 흔적, 동네와 이어진 감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 경험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개인 물건이 없는 깔끔한 공간, 호텔처럼 예측 가능하고 표준화된 숙소를 더 편하게 느낍니다.
에어비앤비에는 900만 곳이 넘는 숙소가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에어비앤비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대개 그 사람이 무엇을 검색했고, 어떤 여행을 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도심에서 내일 묵을 곳을 급히 찾는 사람과 유럽에서 한 달 살 집을 찾는 사람은 전혀 다른 에어비앤비를 만나게 됩니다. 어떤 여행자는 빠른 체크인과 완전한 프라이버시를 원합니다. 반면 누군가는 호스트에게 동네를 추천받고, 지역의 문화 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원합니다. 이 차이는 미묘하고, 데이터만으로는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는 이것입니다. 고객에게 긴 설문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그 사람이 원하는 여행의 방식과 숙소의 감각을 얼마나 잘 이해할 것인가. 직접 숙박하는 일은 저에게 그 질문의 답을 찾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Q 포춘 500대 기업 가운데 창업자가 지금도 직접 회사를 이끄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회사를 직접 세웠다는 사실은 오늘의 리더십에 어떤 차이를 만듭니까?
창업자라는 경험은 다른 종류의 경험입니다. 한동안은 그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팬데믹 이후 회사를 다시 운영하는 과정에서, 창업자가 회사를 이끄는 방식은 전문경영인의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더 분명히 이해하게 됐습니다.
Q 그 설명이 지금 ‘파운더 모드’라는 말로 통용되고 있죠.
그렇습니다. 다만 ‘파운더 모드’라는 말은 제가 만든 것이 아니라 폴 그레이엄이 붙인 이름입니다. 저는 창업자들 앞에서 창업자와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에는 서로 다른 길이 있다고 말했고, 폴은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파운더 모드’라는 에세이를 썼습니다.
물론 지나친 일반화는 경계해야 합니다. 그래도 창업자는 대체로 세부에 더 깊이 관여하고, 더 빠르고 단호하게 결정하며, 더 큰 위험을 감수합니다. 회사를 처음부터 만든 사람에게는 “이 회사는 내 일”이라는 감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창업자는 회사를 잠시 맡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라, 직접 낳고 길러 온 사람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창업자는 회사 이름을 바꾸는 일도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 이름을 지었고, 그 결정의 결과를 장기간 감당할 사람이라는 감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창업자는 그 회사를 얼마나 깊이 아끼고 신경 쓸 수 있는지의 상한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창업자보다 회사를 더 많이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는 뜻입니다.
또 창업자는 회사의 중요한 기능을 직접 해 본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초기에는 제품, 디자인, 고객 경험, 채용 등 여러 일을 직접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각 기능의 담당자와 대화할 때, 직무의 현실과 세부를 이해하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창업자가 모든 일을 더 잘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 일의 기준과 결과에 책임을 지는 방식입니다.
Q 반대로 지금 사회가 잘못 굴러가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창업자형 리더십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강한 비전과 권한을 가진 창업자가 자기 영역 밖까지 영향력을 넓히며 견제받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습니다. 창업자는 비즈니스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인 동시에, 견제와 균형이 가장 부족해지기 쉬운 사람들입니다. 제가 창업자로서 가장 크게 반성하는 지점도 그것입니다. 30대의 저는 경험이 부족했고, 제 미성숙과 학습 과정의 비용을 동료들이 함께 감당해야 했습니다. 조직은 창업자의 시행착오까지 견뎌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는 창업자가 성장하며 회사를 키우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창업자는 시간이 지나며 전문경영인에 가까운 경영 역량을 배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문경영인이 창업자가 가진 창업 초기의 경험과 소유감, 절박함을 그대로 얻기는 쉽지 않습니다.
스티브 잡스에게 배운 것

Q 스티브 잡스 이야기를 자주 하십니다. 그가 회사를 이끈 방식에서 무엇을 배웠습니까?
몇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저는 스티브 잡스를 ‘테크 기업을 이끈 디자이너’로 봅니다.
Q 본인도 그렇게 생각합니까?
저 역시 저 자신을 테크 기업을 이끄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스티브 잡스와 자신을 비교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린아이가 르브론 제임스를 보며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저에게 그는 멘토이자 롤 모델입니다.
저처럼 디자인을 전공해 실리콘밸리에 온 사람은 한동안 조금 이질적인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코딩을 하지 못하면 ‘비기술자’로 분류되곤 했죠. 저도 한때는 내가 이곳에 잘못 온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ISD)을 나왔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니던 2000년대 초반에는 “디자이너를 어떻게 이사회에 진입시킬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였습니다. 많은 기업에서 디자이너는 영향력을 가진 의사결정자라기보다, 필요할 때 불려가는 지원 기능처럼 취급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창의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입니다. 특히 AI 시대에는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디자이너에게 이사회 자리 하나를 주는 것’보다, 디자이너가 회사를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회사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Q 잡스의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무엇입니까?
저는 에드 캣멀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그는 1985년부터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2011년까지 가장 오랫동안 그와 함께 일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저는 그에게 물었습니다. “스티브 잡스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크게 오해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의 답은 이랬습니다. 대중이 기억하는 잡스는 대체로 애플에서 쫓겨나기 전의 젊고 거친 창업자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잡스는 넥스트에서 10년 넘는 시간을 보내며 실패와 좌절을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훌륭한 CEO가 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후 1997년 애플로 돌아와 회사를 되살릴 수 있었던 이유도, 그 ‘광야의 시간’에서 쌓은 변화에 있었다고 봅니다.
저는 그가 높은 기준을 요구하고, 채용에 많은 시간을 쓰며, 세부 사항까지 깊이 들어갔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컨트롤 프릭이라고 불렀습니다. 어쩌면 맞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리더가 세부에 관여하는 방식입니다.
Q 사람들은 당신도 그렇게 부를 수 있겠습니다.
저는 조니 아이브(애플의 전 최고디자인책임자)에게 직접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모든 디테일에 관여했는데, 마이크로매니징당한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까?” 그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잡스가 자신을 관리한 것이 아니라 파트너로 대했다는 겁니다. 잡스는 매일 점심 무렵 디자인 스튜디오에 찾아와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저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물으며 함께 문제를 풀었다고 합니다.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는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 차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하라”고 지시해야 한다면, 그것은 대개 최후의 수단입니다. 가장 좋은 방식은 상대를 더 나은 결과로 밀어 올리는 파트너가 되는 것입니다. 저는 제 역할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답을 일방적으로 주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함께 더 나은 답을 찾는 사람 말입니다.
대면이 최우선
Q 또 하나 자주 얘기하시는 주제가 이메일입니다. 회사 안에서 사람들이 이메일을 어떻게 잘못 쓰고 있다고 보십니까?
사람들이 이메일을 아예 쓰지 않는 편이 좋다고 봅니다.
Q 본인은 얼마나 자주 이메일을 씁니까?
일주일에 한 통이나 쓸까 싶어요. 답장은 매일 합니다. 사람들이 저에게 이메일을 보내니까요. 그런데 제가 마지막으로 이메일을 ‘작성’한 게 언제였는지 잘 기억이 안 납니다.
Q 이메일에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건가요?
다른 모든 커뮤니케이션 수단에 비해 열등하다고 느낄 뿐입니다. 이메일은 주제(subject) 중심이고, 문자 메시지는 사람(person) 중심입니다. 문자가 훨씬 빠르고 맥락적이며, 그 사람과 더 깊이 연결된 느낌을 줍니다. 제목줄이 없죠. 문자를 받으면 답장이 일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메일을 받으면 그렇게 느껴져요.
Q 그런데 당신 같은 리더들이 문자를 업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삼는 것이 문제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고, 일과 삶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 문제는 생각해 보신 적 있습니까?
네.
Q 그런데 동의하지는 않으시는군요.
네. 왜냐하면 저는 모든 사람이 자기 회사를 자기 방식대로 운영할 권리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일과 삶의 경계가 평균보다 훨씬 흐린 편입니다. 물론 경계는 있어야 합니다. 위기 상황이 아니라면 상대가 가족과 있을 시간에는 문자를 보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만 문자가 이메일보다 훨씬 반응성이 좋다고 봅니다. 알림이 바로 뜨니까요. 문제가 있으면 저의 일반 원칙은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거나, 직접 만나는 겁니다. 커뮤니케이션 순위로 치면 대면이 1번, 줌이 2번, 문자가 3번, 이메일이 4번 정도라고 봅니다. 문자, 왓츠앱, 슬랙 이런 것들은 모두 메시징의 한 형태로 봅니다.
Q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하셨습니다. 팬데믹을 거치며 원격근무에 대한 생각은 달라졌습니까?
조금 진화했습니다. 팬데믹 전에는 거의 모든 회사가 대면 중심이었고, 우리도 그랬습니다. 당시 화상회의는 어디까지나 대면을 대체하지 못하는 이류 경험처럼 여겨졌죠. 그런데 팬데믹이 오자 에어비앤비는 8주 만에 매출의 80%가 사라지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우리는 줌으로 회사를 다시 세웠고, 줌으로 상장까지 했습니다(※에어비앤비는 2020년 12월 10일 온라인 방식으로 IPO를 진행했다). 원격으로도 조직을 운영하고 중요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배웠습니다.
우리 사업 자체도 사람들이 어디서든 살고 일할 수 있는 흐름의 수혜를 받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만 매일 출근하라고 말하는 것은 일관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노트북 안에 사무실이 들어 있는 시대에 모든 사람이 주 5일 출근해야 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유연성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다만 몇 년이 지나 보니 비용도 분명했습니다. 기존의 문화는 한동안 유지되지만, 새로 들어온 사람은 동료와 관계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모든 대화가 화상회의 일정이 되면, 복도에서 잠깐 나누는 대화나 우연한 만남이 사라집니다. 사람을 키우고 신뢰를 쌓는 일, 함께 서서 화면이나 시제품을 보며 문제를 푸는 창의적 작업은 대면에서 더 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원격근무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대면 접촉을 더 의도적으로 설계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라고 하면 주 3~4일 출근을 뜻하지만, 우리는 직무에 따라 한 달에 한두 주 정도 함께 모이는 방식을 택합니다. 최근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하는 인원을 늘리는 실험도 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모두에게 똑같은 출근 규칙을 적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무실 출근으로 얻는 생산성과 연결의 이득이, 특정 지역 반경에 사는 인재만 채용하게 되는 손실보다 큰지 따져봐야 합니다. 현장에 있어야 하는 사람도 있고, 창의적인 협업을 위해 자주 모여야 하는 팀도 있습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업무는 완전 원격으로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사무실 정책은 단순하게 설명되는 것보다, 실제 업무에 맞게 설계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Q 직속 임원과의 정례 1대1 미팅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1대1 미팅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정례 미팅이 반드시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논의할 일이 있으면 만나고, 급하면 전화하고, 직접 마주치면 이야기하면 됩니다. 관계는 달력에 반복 일정을 넣는다고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필요한 순간에 빠르게 대화하고, 문제를 함께 푸는 과정에서 더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정례 미팅은 대부분 그룹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 CFO와의 정례 회의에는 CFO의 직속 부하나 관련 기능의 책임자들이 함께 들어옵니다. 그렇게 하면 정보가 특정한 두 사람 사이에만 머물지 않고, 의사결정의 맥락을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부서 간 연결도 더 많아집니다.
“호텔은 잊으라”
Q 오늘의 에어비앤비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지난 12개월간 가장 큰 변화는 숙박을 넘어 여행 전반을 아우르려는 새 앱의 출시였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또 왜 지금이 그 확장을 다시 시도할 시점이라고 판단했습니까?
이번이 아마 세 번째 시도일 겁니다. 지금 다시 나선 이유는, 마침내 우리가 한 번 더 시도할 준비가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회사를 시작한 뒤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에어비앤비가 ‘여행지에서 묵을 집’만 제공하는 회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더 큰 일이 벌어졌습니다. 숙박이라는 핵심 카테고리 자체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컸습니다. 지금도 에어비앤비의 연간 예약액은 대부분 이 영역에서 나오며, 약 1000억 달러에 이릅니다. 에어비앤비는 이제 도시 문화 속에서 하나의 동사가 됐습니다.
우리는 2016년 익스피리언스를 비롯한 여러 서비스를 크게 선보였습니다. 당시에는 ‘나쁜 아이디어는 없고, 너무 이른 아이디어만 있다’는 말을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가 너무 일렀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합니다. 시장뿐 아니라 조직도, 핵심 숙박 사업을 넘어 여러 영역으로 확장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Q 회사에 너무 이른 때였습니까, 시장에 너무 이른 때였습니까?
둘 다였습니다. 당시 우리는 하이퍼그로스 단계에 있었습니다. 회사 창업은 절벽에서 뛰어내리면서 내려가는 동안 비행기를 조립하는 일과 비슷하다는 말이 있죠. 일단 추락하지 않도록 비행기를 띄우는 데 급급한데, 그 비행기를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날 수 있게 설계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이퍼그로스는 본질적으로 불안정합니다. 매년 규모가 두 배로 커지는 조직은 운영 원칙과 인력, 제품, 의사결정 체계가 같은 속도로 흔들립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핵심 사업을 안정시키는 일만으로도 벅차고, 새로운 사업을 제대로 키우기 어렵습니다. 지금 빠르게 커지는 AI 기업들이 맞닥뜨린 과제도 어느 정도는 비슷할 수 있습니다. 성장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성장 속도에 맞춰 조직의 기반을 다지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일이 어렵다는 뜻입니다.
Q 어떻게 보십니까? 그들이 이 순간을 통과할 수 있을까요?
100퍼센트요. 거의 모든 창업자가 저와 같은 실수를 저지릅니다. 초기의 성공을 맛보고 “우리가 대단한 일을 했으니 이제 뭐든 할 수 있다”고 느낍니다. 예전에 한 선생님이 저에게 그랬어요. “브라이언, 너는 살면서 원하는 걸 다 할 수 있어. 다만 동시에 하지는 마.” 저는 창업자들이 이 말을 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Q 회사는 무엇이냐는 것만큼이나 무엇이 아니냐로 정의되곤 하죠. 초기 에어비앤비의 정체성은 “우리는 호텔이 아니다”였습니다. ‘호텔 경험이 싫다면 에어비앤비로 가라.’ 지금은 에어비앤비에서 호텔도 예약할 수 있습니다. 그 결정에 이르는 과정이 어땠습니까?
저는 이념적으로 호텔에 반대했습니다. 우리 첫 광고 문구가 “호텔은 잊어라”였죠. 우리는 새 세대다. 우리는 집을 다루고, 쿨하고, 커뮤니티 안에 있고, 값도 더 싸다. 반면 호텔은 비싸고 동질적이고 표준화돼 있다라는 논리였습니다. 2018년, 2019년쯤 저의 고집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았어요. 많은 고객이 “호텔을 원한다”고 이야기해왔고, 결국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아니요, 다른 데로 가세요, 우리는 이것만 합니다”라고 할 수도 있죠. 그런데 우리가 파악해 보니 사람들이 세 유형으로 나뉘었습니다. 오직 에어비앤비만 예약하는 사람, 오직 호텔만 예약하는 사람, 그리고 둘 다 예약할 의향이 있는 다수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 광고 캠페인에서 “어떤 여행은 에어비앤비가 낫다(some trips are better in Airbnb)”라는 문구를 쓰고 있고요.
Q 모든 여행이 아니라는 뜻이군요.
모든 여행이 아닙니다. 저희가 파악한 건 이렇습니다. 임박한 날짜에 잡거나, 하룻밤만 묵거나, 뉴욕처럼 에어비앤비 공급이 제한된 도시이거나, 컨퍼런스 때문에 현장에 붙어 있어야 하거나, 우리가 제공하지 못하는 여러 서비스가 필요하다면 호텔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저의 이념과 고집이 아마 너무 오래갔고, 결국 저는 고객의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창업자들은 고집스러울 수 있고 이념적일 수 있습니다. 그 자신감과 신념은 훌륭할 수 있지만, 맹점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헨리 포드는 “모델 T가 마지막 차이며, 포드 이후에는 아무것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죠. 그는 혁명적인 창업자였지만 지독하게 고집스러워졌습니다. 창업자의 그림자죠. 우리의 신념에는 그림자가 있고, 그 그림자가 고집이 되어 우리를 이깁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배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Q 별도의 AI 랩을 만들고 있죠. 왜 에어비앤비 안에 두지 않는 겁니까?
에어비앤비 내부에서 만드는 것도 생각해봤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저는 투자자들에게 수십억, 수백억 달러의 CAPEX를 쓰고, 엔지니어와 AI 연구자를 영입하는 데 막대한 돈을 쓸 거라고 약속한 적이 없습니다. 또 그건 우리의 DNA가 아닙니다. 19년 동안 그런 걸 해본 적이 없어요. 마지막으로 너무 위험하고 미지의 영역입니다.
Q 왜 에어비앤비가 AI로부터 이득을 보는 속도가, AI 회사들이 훌륭한 소비자 회사로 진화하는 속도보다 빠를 거라고 보십니까?
넷플릭스 초기에 이런 말이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HBO가 되는 속도가, HBO가 우리가 되는 속도보다 빨라야 한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며 HBO가 되는 속도가 HBO가 넷플릭스가 되는 속도보다 빨랐죠.
Q 그럼 왜 오픈AI나 앤스로픽이 당신들에게 그렇게 하지 못할까요?
결국 처음에 이야기한 ‘집중’의 문제로 돌아옵니다. 오픈AI가 그쪽으로 가려고 했었죠. 서드파티 앱을 발표했고, 저도 샘과 그 개발 방향에 대해 조금 조언했습니다. 저는 “하려면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제가 보기에 그들은 SDK를 만들지 않았어요. 우리를 배제하고 싶다면 우리가 하는 모든 걸 그들이 다 해야 합니다. 호스트를 모집해야 하고, 도시와 법을 협상해야 하고, 여행 발견에 집중해야 합니다.
주거 문제의 해결사로

Q 집중 얘기가 나온 김에 묻겠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이제 단순한 여행 플랫폼을 넘어 정책 논의의 플레이어가 되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거 문제에서 이 회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고요.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주거 문제의 일부가 아니라 해결의 일부가 되고 싶습니다.
미국의 생활비 위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거비입니다. 지난 15년, 특히 최근 10년 동안 에어비앤비는 도시의 주거비를 끌어올린 주체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그 비판을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단기 임대가 장기 주택 공급을 줄인 사례도 있었고, 우리는 그런 일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도시들과 협력해 규칙을 만들고 세금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낸 호텔세와 점유세는 130억 달러가 넘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연간 90일이라는 임대 일수 상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집주인이 1년 내내 관광객에게 집을 내주기 위해 주택을 시장에서 빼는 방식은 막아야 한다고 봤습니다.
뉴욕은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사실상 에어비앤비를 금지한 것이죠. 저는 그것이 여행객에게도, 주거 문제 해결에도 좋은 정책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회사 측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규제 이후 뉴욕의 임대료와 호텔 요금은 올랐습니다. 다만 저는 뉴욕에 화가 난 것은 아닙니다. 뉴욕을 사랑하고, 그곳에 사무실도 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민이 원하는 것은 아파트 전체가 호텔처럼 바뀌는 것도, 단기 임대를 전면 금지하는 것도 아닐 겁니다. 일정한 규칙 아래에서 주민이 자기 집을 활용할 수 있는 균형일 것입니다.
뉴욕은 우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 1%도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상징성은 컸습니다. 언젠가 다시 뉴욕에서 제한적이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결국 회사가 아니라 뉴욕시가 결정할 일입니다.
Q 그렇다면 에어비앤비가 이제 주거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겠다는 뜻입니까?
정확히는 논의가 아니라 해결에 더 큰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뉴욕이나 다른 대도시의 본질적 문제는 에어비앤비 하나가 아닙니다. 주택을 충분히 짓지 못한 데 있습니다.
저는 주택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래서 지난해 말부터 주거정책 전문가들과 팀을 꾸려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미국의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인구는 크게 늘었지만, 필요한 만큼 집을 짓지 못했습니다. 결국 주거비를 낮추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 가지를 하려 합니다.
첫째,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주택 펀드를 만들겠습니다. 인허가와 설계를 대부분 마쳤지만 마지막 자금이 부족해 착공하지 못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미국에는 이런 자금 공백 때문에 멈춰 선 주택 사업이 약 75만 가구 규모로 있다고 봅니다. 수익성이 전혀 없는 사업이 아니라, 통상적인 투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마지막 자금을 구하지 못하는 사업들입니다. 우리는 시장 수익률보다 낮은 수준의 자금을 공급해, 특히 저렴주택과 중간소득층 주택 사업을 움직이려 합니다. 이 초기 2억5000만 달러가 10년 동안 50억 달러 이상의 주택 투자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둘째, ‘에어비앤비 시티 인덱스’를 만들겠습니다. 도시별 주택 공급, 주거비 부담, 인허가와 건축 규제 같은 데이터를 공개해 어떤 정책이 실제로 주거비를 낮추고 공급을 늘렸는지 비교할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기자, 연구자, 정책 담당자, 시민이 각 도시의 성과와 장애물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개 데이터 도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셋째, 향후 5년 동안 매년 100만 달러를 지원하는 ‘주택 혁신상’을 만들겠습니다. 더 빠르고, 더 쉽게, 더 저렴하게 집을 지을 수 있는 기술과 설계를 가진 기업·비영리단체를 지원하려는 것입니다. 공장 제작 방식의 주택, 현장 생산성 개선, 설계·인허가 절차 단축 같은 영역이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가 주거 전문가들에게 배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마지막 자금이 없어 멈춘 주택 사업을 움직이고, 더 나은 정책을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들고, 주택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짓는 기술을 지원하는 것. 주거위기는 하루아침에 생긴 문제가 아니고, 우리만으로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기업도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결의 방향으로 자본과 데이터, 영향력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담 Sam Jacobs, Editor in Chief of TIME
한국어판 편집 문상덕 에디터
이 기사의 원본보기: Airbnb CEO Brian Chesky Thinks He Can Make Cities More Afford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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