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가 한 사람의 가치를 말해줄 수 있을까

남보다 앞섰다고 생각할 때와 뒤처졌다고 느낄 때, 뇌는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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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가 한 사람의 가치를 말해줄 수 있을까
사진=연합뉴스

얼마 전 SNS에 올린 게시물에 ‘좋아요’가 몇 개나 달렸을까. 20개는 넘었을까. 75개까지는 못 받았을까. SNS에 게시물을 올리고서 반응 수를 의식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을 것이다.

메타는 지난 8월 미국 여러 주정부와 청소년 보호 조치에 합의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변화가 하나 있다. 합의에 참여한 미국 지역의 18세 미만 이용자는 앞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게시물에 달린 ‘좋아요’와 기타 반응 수를 볼 수 없도록 기본 설정이 변경될 예정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지만, 성인도 이와 관련된 심리적 현상을 겪는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의문이 들었다. 게시물 아래 표시되는 작은 숫자가 왜 그토록 중요하게 느껴질까?

WHY WE WROTE THIS

SNS는 인간이 오래전부터 지녀온 비교 본능을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고, 타인의 인정까지 숫자로 바꿔놓았다. ‘좋아요’ 수를 숨기는 것만으로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습관이 사라질 수 있을까. 우리가 스스로의 가치를 무엇으로 판단하는지 돌아볼 때다.

답은 인간이 오래전부터 지녀온 ‘사회 비교’라는 본능에 있다. 이 본능은 SNS보다도 훨씬 먼저 존재했다.

사회 비교는 자신의 능력과 생각, 성취 등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평가하는 심리적 과정을 말한다. ‘좋아요’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주는 동시에 서열을 매긴다. 누군가가 내 게시물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 아니라, 그렇게 받아들인 사람들의 수를 숫자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상보다 더 많은 반응을 얻었는지, 지난번 게시물과 비교하면 어떤지, 타인은 얼마나 많은 반응을 받았는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의 반응으로 점수가 매겨지는 셈이다. 팔로워 수와 조회수, 공유 횟수도 마찬가지다. 모든 게 숫자로 치환되면서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게 더 어려워졌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사회 비교는 인간의 생존과 적응에 유용했을 수 있다. 인간은 집단을 이루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어떤 행동을 해야 집단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스스로 집단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위계질서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좋은 수단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남과 자신을 비교할 기회는 제한적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25주년 동창회를 떠올려 보자. 이런 행사는 평생 한 번 열리는 일이었고, 멀리 떨어진 도시까지 가야 했을 것이다. 참석자도 함께 학교를 다녔던 동창생들뿐이었다.

이제는 그 동창회가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들어왔다. 언제 어디서든 수많은 사람과 자신을 비교할 수 있다. 각자가 타인에게 얼마나 인정받는지 보여주는 점수판까지 생겼다.

‘나는 이 집단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원래 주관적이다. 그러나 팔로워가 2500명인 계정에 올린 게시물에 100개의 ‘좋아요’가 달렸다면, 그 숫자가 마치 객관적인 답처럼 느껴질 수 있다.

나를 비교할 수 있는 대상과 횟수가 크게 늘어났고, 타인의 평가가 숫자로 표시되면서 언제든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남과 비교할 때, 뇌는 이득과 손실을 계산한다

그런데 인간의 뇌는 이토록 많은 비교를 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2018년 국제학술지 ‘휴먼 브레인 매핑’에 발표된 연구는 기존 뇌영상 연구들을 종합해 사회 비교에 관여하는 뇌 영역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자신보다 나은 사람과 비교할 때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할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보다 성과가 낮은 사람을 보며 비교하는 ‘하향 비교’는 보상과 가치 평가를 담당하는 뇌의 신경회로를 활성화할 수 있다. 반대로 자신보다 성과가 높은 사람과 비교하는 ‘상향 비교’는 불쾌한 감정을 처리하는 신경회로를 활성화할 수 있다. 뇌는 남과 비교한 결과를 무언가를 얻거나 잃었을 때와 비슷하게 처리하는 것이다.

좋아요 수 역시 비교의 기준이 된다. 2019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성인 이용자들이 ‘좋아요’를 일종의 화폐처럼 여기며, 이를 기준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비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자신이 더 많은 ‘좋아요’를 받았는지에 따라 감정 반응이 달라졌다.

2021년 미국심리학회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총 798명이 참여한 네 건의 연구를 통해 SNS에서 사회 비교가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자신보다 훨씬 나은 사람과 자주 비교하거나, 상대가 자신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느낄수록 참여자 자신에 대한 평가가 즉각적으로 낮아졌다. SNS를 이용하며 이러한 비교를 반복하면 자존감과 기분, 삶의 만족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누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세대를 막론하고 사회 비교 성향이 강하고 감정을 적절히 다루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분노와 불안, 우울 증상이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됐다.

물론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행위 자체가 반드시 해로운 것은 아니다. 다만 비교할 기회가 끊임없이 늘어나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누적될 수 있다.

‘좋아요’를 숨겨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

좋아요 수를 숨긴다고 해서 사람들이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걸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사회적 점수판에서 하나의 지표를 없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남과 자신을 비교하거나,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어하는 욕구는 본능적이다.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보면 스스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궁금해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하지만 궁금해하는 것과 숫자로 그 답을 확인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러니 SNS가 인간의 본능을 새롭게 일깨웠다는 게 아니다. 인간은 수천 년 동안 서로를 비교하며 살아왔다. SNS가 바꿔놓은 것은 그 본능을 둘러싼 환경이다. 타인의 반응과 인정을 숫자로 바꾸면서 우리가 언제든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따라서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방식을 바꾸려면 SNS의 기능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 무엇이 우리에게 삶의 목적을 부여하는지, 무엇이 우리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지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다.

이제는 타인의 평가를 보여주는 점수판 없이도 자신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글 Ashwini Nadkarni, 하버드 의대 정신의학과 조교수

한국어판 편집 장유정 기자 chloe@timekorea.co.kr

이 기사의 원본보기: Our Brains Weren’t Built for This Much Compari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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