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더 들여다본다고 반드시 건강해지는 건 아니다

사람마다 필요한 검사가 다르다. 몸에 대해 더 많이 알아낸다고 해서, 적절한 치료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불필요한 발견은 오히려 효과 없는 치료와 불안만 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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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더 들여다본다고 반드시 건강해지는 건 아니다
미국프로풋볼(NFL) 전 쿼터백 맷 해슬벡이 지난 7월 미국 보스턴대에서 의료 검사의 일환으로 MRI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제는 의사를 거치지 않고도 자기 몸에 관한 방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전신 MRI, 관상동맥 칼슘 CT, 혈관 초음파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언젠가는 스파에서 침수식 초음파 검사를 받는 날도 올지 모른다.

소비자 직접구매(D2C) 의료영상 검사 시장은 수십억 달러 규모로 성장 중이다. 이미 10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이 서비스의 고객이다. 그러나 그 검사 결과가 실제로 사람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주고 있는지는 별개의 질문이다.

영상의학과 의사는 영상 속 정보를 건강을 위한 판단으로 바꾸는 연금술사다. 영상에 담긴 데이터를 말로 풀어내고, 환자가 더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이것이 우리 일의 핵심인 만큼, 영상의학과 의사들은 오래 전부터 정보가 사람들의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지, 할 수 있다면 어떻게 개선하는지를 질문해 왔다. 그 답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다.

WHY WE WROTE THIS

한국에서도 대형병원들이 기본 건강검진에 전신 MRI, PET-CT, 유전체 분석 같은 정밀 검사를 추가할 수 있는 프리미엄 검진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품들은 대개 조기 발견을 내세운다. 여기에 AI 기반 의료기기와 새로운 검사 기술까지 빠르게 늘면서, “정밀하게 검사할수록 건강을 잘 지킬 수 있다”는 기대는 더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하지만 검사의 수와 실제 건강 개선은 별개의 문제다.

발견은 반쪽짜리

검사가 건강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려면 특정 질환을 정확히 예측하거나 진단해야 한다. 그러나 발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검사 결과가 환자의 인식과 행동을 바꾸고, 그 변화가 검사를 받지 않았을 때보다 더 나은 건강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전신 MRI는 몸 전체를 촬영해 이상 소견을 찾는 검사다. 어떤 의료 가이드라인이나 학회, 보험사도 무증상 일반인에게 전신 MRI를 권하지 않는다. 어떤 질환을 찾아내는 데는 정확할 수 있지만, 모든 질환에 같은 수준으로 유용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만약 예상과 달리 검사에서 신장이나 갑상선의 작은 종괴가 발견된다면, 환자나 의사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 가령 의사는 종괴가 심각한지 파악하기 위해 추가 검사를 지시하거나, 제거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여기까지는 합리적으로 보인다. 상당수가 실제로 암으로 밝혀지긴 하지만, 이 종괴를 치료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는 대다수의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선례가 학계에 남아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계속 종괴를 찾아내고 제거한다.

이게 진단 검사의 까다로운 지점이다. 한 번 발견된 이상 소견은 못 본 셈 치기가 어렵다. 치료로 아무런 덕을 못 본 사람들에게는 수술의 통증과 합병증, 무서운 진단이 안기는 불안, 경제적 부담 같은 부차적 피해만 남는다.

해로운 건 검사 자체가 아니라, 검사에서 나온 ‘임상적 의미가 불분명한 소견’에 대응하는 과정이다. 겉보기에 무해한 검사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안 좋을 수 있다는 게 바로 이런 의미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 검사를 받는다. 무언가 발견하면, 그래서는 안될 때조차 행동에 나선다. 인간이 항상 합리적으로 판단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자가검진 전에 고민할 것

검사 상품을 구매할 때는 그 기업이 무엇을 주장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검사가 단순히 호기심 충족용인지, 엔터테인먼트 상품인지, 연구 도구인지, 아니면 임상 치료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 경계는 종종 의도적으로 흐려진다.

검사가 호기심 해결의 영역에서 임상 치료의 영역에 가까워질수록 과학적 근거, 충분한 정보 제공, 규제 준수는 더 엄격하게 요구되어야 한다. 검사 결과가 단지 정보를 제공하거나 진단을 내리는 데 그친다면 회의적으로 봐야 한다. 자신과 달리 특정 위험 요인을 가진 환자들에게서만 건강 개선 효과가 확인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결국 소비자가 위험을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기업은 그들이 만든 검사 서비스가 환자에게 유용하다고 믿도록 유도한다. 그렇게 소비자가 돈을 주고 사는 정보는 도움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다. 혹은 플라시보처럼 아무런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글 Matthew S. Davenport, Professor of Radiology and Urology and Vice Chair and Service Chief of Radiology at the University of Michigan

편집 장유정 에디터

이 기사의 원본보기: Why More Medical Testing Doesn’t Always Make Us Health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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